매일신문

[어떤가요] 가수 윤형주…"5070에 활기있는 삶 돌려주겠다"

한국 통기타음악 시초 트윈폴리오, 올해 결성 55주년…통기타 문화 부흥 나서
트윈폴리오 윤형주, 한국통기타문화협회 창립 시도
젊은이 목소리 담은 통기타 포크음악, 민주주의 이끌어
협회 통해 50~70대 삶 활력 불어넣을 것, 대구서도 공연

트윈폴리오 윤형주. 본인 제공
트윈폴리오 윤형주. 본인 제공

"제24회 대학생의 밤 우승자를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우승자는…윤형주 군의 11주 연속 우승이 좌절됐습니다. 오늘의 우승자는 홍익대학교의 송.창.식!"

서울 중구 무교동의 음악감상실 '쎄시봉' 영화의 한 장면. 평생의 동지이자 라이벌인 두 사람은 그렇게 처음 만났다. 쎄시봉, 그곳에서 마성의 미성인 윤형주와 음악 천재로 불리는 송창식 트윈폴리오가 탄생한다. 한국 통기타 음악 역사는 1968년 시작을 알렸다.

트윈폴리오가 이끈 통기타 음악 부흥기는 청년문화를 이끌었다. 대중음악에 국한되는 것보다 하나의 문화를 이끄는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일상 깊숙이 자리하면서 오늘날까지 짙은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트윈폴리오의 음악은 옛날 향수 이미지로만 남아있을까. 한국 대중음악사(史)에서는 늘 기타가 있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왔다갔다했지만 기타는 어느 음악에서나 빠질 수 없는 존재였다.

올해는 트윈폴리오 결성 55주년. 가수 윤형주 씨가 통기타 문화 부흥을 위해 나선다. 윤형주 씨와 동료들이 결성한 (사)한국통기타문화협회가 출범을 곧 알리고 있다. 전국적으로 통기타 음악 붐이 다시 일까. 윤형주 씨와 통기타 음악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봤다.

트윈폴리오. 윤형주 씨 본인 제공
트윈폴리오. 윤형주 씨 본인 제공

◆ 민주주의 이끌었던 '포크'

그에게 포크 음악인으로 지난 55년의 의미를 물었다. 답은 명료했다. 음악으로 민주주의를 이끌었다는 것. 당시 음악인들의 생각과 감정, 어떤 방향성을 기타로 연주하면서 정서와 표현을 만들어내면서다.

윤 씨는 "'싱어송라이터'라는 말이 통기타로 인해 생겼다. 트윈폴리오의 하얀 손수건, 웨딩케이크 등 번안곡은 낭만주의를, 그 다음 양희은, 김민기 등의 가수에 의해 저항주의를 담으면서 당대의 시대를 향한 젊은이들의 메시지가 통기타 문화를 통해 형성됐다"고 했다.

1960, 70년대를 풍미하며 대학가요제 문화까지 이끈 포크 음악 이후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서태지와 아이들' 등 댄스음악 열풍으로 시대의 조명은 옮겨갔다. 세월이 흐르며 유리상자, 나무자전거 등이 포크 음악의 명맥을 이어갔지만, 일부 젊은이 사이에서 포크 음악은 옛것, 향수 이미지, 추억 노래라는 이미지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에 윤 씨는 "음악은 공존한다"고 했다. 특히 통기타 음악은 국악, 클래식 등 모든 장르의 음악을 표현할 수 있으면서 그 자체로 문화를 만들어오며 지금까지 다양한 음악과 공존해왔다는 것. 그가 통기타문화협회를 만들고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음악은 독점할 수도 없고 차지할 수도 없다. 모든 음악은 공존하게 돼 있다. 힙합, 랩 등 다양한 장르가 나왔는데 이는 세대가 바뀌면서 당연히 탄생하는 음악의 유형들이다. 음악의 형태는 세대에 따라 태어나고 사라지고 다시 돌아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기타 음악은 범위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모든 장르의 음악을 표현할 수 있다. 기타가 빠진 음악은 없다. 통기타 음악은 세대와 계층의 확장을 통한 활성화의 계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시봉. 윤형주 씨 본인 제공
세시봉. 윤형주 씨 본인 제공

◆"통기타 세대에 활력 돌려주겠다"

정부의 허가 신청 절차를 밟고 있는 (사)한국통기타문화협회는 통기타 문화 조성을 위한 기업 등의 공식적 지원을 받아 연주, 공연, 교육, 음반 제작, 축제기획 등 다양한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통기타 세대였기도 한 50~70대들에게 코로나19로 무너진 활력있는 삶을 되돌려주기 위한 소외계층 위문공연과 행사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윤 씨는 "그동안 통기타 문화를 활성하기 위한 공식 단체가 없었다. 이번 협회가 창립되면 처음으로 생겨나는 통기타 공식 채널 창구가 된다"며 "특히 통기타 세대였던 50~70대에게 활기있는 삶을 되돌려드리며 통기타 문화를 넓혀갈 것이다. 이미 한국에 기타가 많이 보급돼 있기에 통기타 음악이 노출이 많이 된다면 미래 세대들도 자생적이고 자연스럽게 통기타 문화를 접할 수 있다"고 했다.

포크송 붐을 일으킨 김광석 거리가 있는 대구에서도 활발한 활동이 기대된다. 윤 씨에 따르면 대구는 대전과 함께 통기타 문화를 빨리 받아들인 곳이기도 하다. 1970년대 대구의 나이트클럽인 이브(Eve)는 가수 이장희 등이 거쳐 간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는 대구에 있는 팬들에게 "1960, 70년 초 통기타 문화가 뿌리를 내릴 때 많은 사랑을 해줬던 대구의 60, 70대 소녀들이 아직도 내가 볼 땐 소녀들이다. 협회 활동을 많이 도와주길 바란다"며 "한국통기타문화협회가 활성화되면 대구에서도 공연이 진행될 텐데 그때 꼭 다시 만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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