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 기업인!] 정한일 동아금속·디씨티 대표 "끊임없는 원천 기술 개발은 기업의 성장동력"

동아금속 "단 한방울도 새지 않게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37년을 달려왔습니다."
디씨티 "퀀텀닷 기술 발전시켜 미래를 밝히겠습니다."

7일 동아금속에서 만난 정한일 대표가 자사에서 개발한 클램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7일 동아금속에서 만난 정한일 대표가 자사에서 개발한 클램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정한일 대표는 공업고를 졸업한 뒤 지역 자동차 부품 제조 기업에서 품질관리 직원으로 근무하며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맏이로 태어나 어려운 학창 시절을 보낸 그에겐 학업을 연장하는 것보단 취직이 우선이었다.

취업 후 직장 생활을 하며 야간 대학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 가던 중 그는 문득 '이렇게 살다 간 가난을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그의 나이 27살. 그는 거금 300만원을 빌려 자그마한 열처리 공장을 차렸다.

37년이란 세월이 흘러 그는 6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대표가 됐다. 자동차 냉각수가 호수를 타고 흐를 수 있도록 고정해주는 클램프와 전기차용 퀵커낵터 등을 개발하는 곳이다. 끊임없이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애쓰는 그는 지역 산업계에서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기업인'이라 인정받고 있다.

그는 2002년 미국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인 보그워너(Borg Warner) 사를 시작으로 2006년 GM 코리아 1차 협력사로 등록됐다. 이듬해부터는 자동차 종주국인 독일의 자동차 부품 제조 회사인 ZF사와 손을 잡는 등 독일 등 3개국에 수출길을 열었다. 정 대표는 "한국 시장을 넘어 전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원천 기술을 널리 알리는 게 기업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일념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 2막을 준비하며 지난 2016년 퀀텀닷(양자점) 적용 디스플레이 산업에 뛰어들었다. 중국발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이 전 세계를 무대로 저가 공세를 펼치자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고,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정 대표가 직접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이다.

-동아금속 37년 간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나.

▶기업은 고객이 만족하는 제품을 생산해야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고객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제품을 억지로 사용할 일도 없을 뿐더러 제품의 품질이 그만큼 좋지 못하니 선택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고객을 만족시켜 납품하게 되면 매출이 발생하고,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매출 상승 효과가 발생한다.

이처럼 '고객지향적 경영'을 펼치고 있다. 또한 국제 경쟁력 확보 측면에선 ▷최고의 품질 ▷최고의 서비스 ▷최고의 기술력 ▷최고의 가격 경쟁력 등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 시장에 악영향을 줬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베트남 진출을 계획하고 130억원 이상 투자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법인 설립이 지연돼 손실이 발생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 다행히 글로벌 부품사의 폭스바겐(VW)과 벤츠 전기차에 적용되는 브라켓 부품이 양산 확대 적용돼 수주받게 됐다. 현재 유럽, 미국, 중국 등으로 공급되고 있다.

또 국내 고객사의 물량 확대에 따른 생산 용량(Capacity) 부족분을 베트남 법인에서 생산하게 되면서 손실을 극복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2023년에는 200억원으로 130%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전체 매출은 지난해 6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11% 성장했다.

지난 2015년부터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들이 중국에 공급하는 단일 품목을 우리가 판매해 매년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중국 고객사가 인수합병(M&A)하면서 물량이 감소해 매출이 크게 하락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래도 운이 좋았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았다. 매출을 다시 증대할 수 있는 타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고객사의 전기차용 브라켓 납품 사업권(연간 100억원 규모)을 수주해 손실 방어에 성공했다.

-앞으로 동아금속의 목표는 어떤 것인지?

▶국내와 글로벌, 특히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전 차종에 걸쳐 적용되는 신기술 제품 서스클램프(Sus clamp)가 3년 간의 노력 끝에 곧 양산된다. 이를 통해 향후 2년 내 일본 시장 내에서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 냉각용 퀵커넥터, 센서 클리닝용 퀵커넥터 수주에 성공해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 나아가 자동차 시장에만 안주하지 않고 산업용 ESS(Energy Storage System)에도 접목할 배터리팩용 퀵커넥터 또한 양산 준비 단계에 있다.

동아금속은 글로벌 시장에서 클램프와 퀵커넥터 공급사 '톱(TOP) 3'에 드는 것이 목표다. 2023년 전체 예상 매출 700억원 중 관련 부품은 300억원, 2025년도에는 600억원까지 200% 성장이 예상된다.

7일 동아금속에서 만난 정한일 대표가 새롭게 사업을 꾸리고 있는 디씨티의 퀀텀닷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7일 동아금속에서 만난 정한일 대표가 새롭게 사업을 꾸리고 있는 디씨티의 퀀텀닷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제2의 인생을 위해 신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시대가 변화하면서 산업군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만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살 수밖에 없다. 기존에 운영 중인 동아금속 기술력도 성장성이 크지만, 급변하는 시장에 발맞춰 새로운 원천기술을 개발해 나가야 기업이 영속할 수 있다고 늘 생각해왔다. 그렇기에 디씨티를 만들었다.

사실 2016년 설립한 디씨티는 동아 카본테크로 사업 초기 열전도율이 높은 카본시트를 개발하던 회사였다. 소재 개발 직후 중국 업체들의 덤핑 공세에 원가를 맞추지 못해 고초를 겪고 있다.

위기 속에서 또다시 행운이 찾아왔다. 우연한 기회에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인 퀀텀닷에 대해 소개를 받은 뒤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 개발에 착수했다. 정밀화학 제품인 퀀컴닷 소재 제품의 대량 양산이 가능한 업체는 전 세계에 3곳이 전부다. 이 가운데 '범(凡) 삼성가'인 한솔케미칼을 제외하고 세계시장에 공급이 가능한 업체는 미국 나노시스(Nanosys)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기존 퀀텀닷 생산 방식이 코어를 일차로 만들고 이차가공(Shelling)까지 거치는 등 시간과 비용 면에서 비효율적으로 보였다. 이를 해결할 원천기술을 개발한다면 사업성이 크다고 느꼈다.

-후발주자인데 시장을 휘어잡을 방법이 있는지,

▶ 디씨티는 다른 기업보다 후발주자가 맞다. 그러나 어느 기업보다 제품의 성능, 단가뿐만 아니라 독자 특허 기술을 확보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특히 퀀텀닷 소재의 주요 구성 성분, 대량 양산 합성 방식에 대한 연구에 매진한 결과 한 번의 공정으로 양산을 마칠 수 있는 방식을 고안해 내 생산에 들어갔다.

2018년 5월 디씨티는 ISO 9001, 14001 인증도 획득했다. 현재까지 양자점 소재, 제조 공법 및 응용제품에 대한 국내외 특허를 12건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특허 획득 작업은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직접 개발한 퀀텀닷의 양자효율은 녹색이 95%, 빨간색이 99%에 달한다. 반치폭(FWHM)은 녹색이 20㎚, 빨간색이 18㎚이다. 특히 기존 타사에서 제조하던 코어셸(Core-Shell) 구조를 합금(Alloy) 단일 구조로 제조해 한 번의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하다 보니 경쟁사보다 20%가량 저렴하다.

-예상대로 사업 확장이 활발하다. 앞으로 목표는?

▶2017년 1월 기업부설연구소를 세운 뒤 기술 개발을 이뤄냈고, 12월부터 중국 수출을 시작했다. 수출 2년 만에 100만달러, 2020년에는 300만달러 수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특히 2021년~2022년에는 대기업과 공동 제품 개발을 통해 2023년 양산을 확정했다.

또한 현재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사용하는 조명에 퀀텀닷 기술을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람들이 생활하는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빛인데 피로도를 줄이고 눈을 보호해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TV 시장 규모는 3천만대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2026년이면 1억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모니터나 태블릿 제품 등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조명용 시장도 퀀텀닷 시트를 적용해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최고 제품의 제품을 경쟁사 대비 경쟁력 있는 단가로 공급하자!'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시장 점유율 국내 20%, 국외 40% 이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 개발 및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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