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은 지난해 5~9월 소나무 재선충병 예찰 발생 추정 본수를 78만 본으로 발표했는데, 실제 피해는 산림청 발표보다 약 3배 많은 220만여 그루가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2014년(218만 본)보다 더 심각한 수준으로, 일선 지자체에서 통계 자료를 축소했다는 매우 충격적인 증언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에 산림청에서는 과학적으로 검증한 수치라고 항변하고 있으니 소가 웃을 일이다.
재선충병 예찰 시 드론 촬영만으로는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데 항공 예찰에서 정사 사진을 찍어 확인한다고 하지만, 사진상으로 1본으로 확인돼도 실제 현장에서는 3~5본이 감염된 수치로 확인된다. 항공 예찰한 정사 사진으로 판단할 경우 큰 오차가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산림청은 과학적이라고 한다.
또한 산림청은 피해 고사목(감염목) 본수 위주로 하여 매번 재선충이 감소했다고 발표를 하는데 이것은 국민을 호도하는 눈가림 시책이다. 있는 그대로 재선충으로 고사된 소나무를 파악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즉 피해 고사목(감염목) 본수가 아니라 방제 본수를 예측하고 발표해야 할 것이다.
이유는 재선충 발병이 매년 재발생 구역에서 90% 넘게 발생하고 재선충이 재발생하는 곳에서 80~90%가 피해 고사목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1년 내에는 재선충병 이외에는 소나무를 죽이는 다른 수목병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초기 재선충 감염목 확인 시 시료는 허리 높이의 소나무 밑동에서 채취해 재선충 검경을 해 보면 여러 이유로 선충은 불검출되는 경우가 많다. 육안 검경(현미경 검경)을 해 나오지 않으면 재선충이 아니라고 잘못 판단하는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
감염목 집계 시 소나무 재선충병으로 벌목되는 나무의 30% 이하만 감염목으로 집계하고 나머지 70%는 감염되지 않고 죽은 나무(기타 고사목)로 분류한 엉터리로 집계한 통계 수치를 발표해 방제 활동은 헛바퀴만 돌아 울창한 소나무 숲은 점점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구안실련은 지난 1월 재선충 감염 피해 지역 현장을 방문 조사했다. 감염 피해목 중 무작위 10그루를 표본 확인한 결과, 10그루 모두 피해 고사목인데도 불구하고 재선충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기타 고사목으로 분류해 놓았다. 도대체 기타 고사목이란 무엇이고, 매개충 산란목이란 무엇이며 감염목과 뭐가 다르다는 것인가?
일선 시·군에서 방제 활동을 했는데도 다음 해 매개충의 활동이 왕성해 재선충 감염이 늘어나는 것은 문책이 따르기 때문에 통계 자료를 축소 보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방제 활동은 하나 마나 한 채 국민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다. 방제 본수 예측치를 축소 은폐하는 주된 이유는 방제 본수 증가 보고 시 산림청에서 문책과 방제 예산을 적게 내려주는 등 불이익을 주기 때문으로, 이러한 적폐가 지속되면 재선충병은 절대로 막을 수가 없을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매년 재선충 고사목이 일관되게 감소 중이니 산림청의 방제 정책이 성공적이라는 대국민 홍보 때문이다. 특히 울창한 소나무 숲이 많은 대구경북과 울산경남 등 영남권에 재선충병이 집중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이로 인해 백두대간까지 위협하고 있어 막대한 산림 자원 손실이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산림청이 왜곡된 통계 자료를 토대로 방제 활동을 한다면 감염 확산을 막지 못할 것이 불 보듯 뻔하고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무차별적으로 잘려 나가 민둥산만 남게 될 것이다. 엉터리 통계로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내부적으로 뼈를 깎는 대혁신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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