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학지원체계 지방정부 이양은 진정한 자치분권 시작

대구시와 경북도가 대학 재정 지원 사업의 예산 집행 권한을 중앙정부로부터 넘겨 받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RISE) 시범 지역으로 8일 최종 선정됐다. 현재 교육부가 갖고 있는 대학 재정 지원 권한을 2025년까지 모두 지방정부로 넘기겠다는 계획을 정부·여당이 올 초 공식화한 가운데 이 정책 시행을 위한 첫발을 교육부가 이날 내디딘 것이다.

우선 높이 평가해야 할 부분은 대학지원체계 지방정부 이양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강한 집행 의지다. 지난 1월 8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국민의힘과 정부는 대학지원체계 지방정부 이양 방침을 밝혔다. 그리고 지방정부 주도의 RISE를 2025년까지 구축하는 한편, 올해 5곳 안팎의 시·도에서 시범 실시한다는 계획도 같은 날 제시했다. 정책 이행이 연초 계획 발표가 이뤄진 지 꼭 두 달 만에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떠나가는 곳에서 발전은커녕 현상 유지도 기대할 수 없다. 지역의 인재들이 지역 대학을 외면하고 자꾸만 서울로 떠나가는 현상을 타파하지 못하면 지역 소멸이라는 참담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중앙정부보다 지역을 훨씬 더 잘 아는 지방정부가 지역 대학 혁신의 길에 참여하게 된 것은 지역 대학의 재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진정한 자치분권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제 대구경북 인재가 지역에서 교육받고 지역 기업에 취업한 뒤, 지역에 정주하는 선순환 체계를 복원·지속화해야 한다.

제도의 변화가 시작됐지만 결과도 좋을 것이라 예단하면 안 된다. 지방대 소멸 현상이 가속화하자 중앙정부가 향후 책임을 지방정부에 전가하기 위해 만든 고육지책이라는 일각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 지방정부는 치열한 학습을 통해 전문성 부족을 극복해야 한다. 지역 기업인들을 통해 지역 기업의 인재 수요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대학 관계자들과도 소통해야 한다. 대학 지원에 있어서 선택과 집중 원칙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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