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미국의 보조금을 받는 반도체 기업에 적용하겠다고 밝힌 ▷초과이익 공유 ▷국방부 공급망 및 미국 연구개발 참여 ▷중국 투자 제한 등 반도체지원법 가이드라인이 우리 기업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 기업에 가장 부담 되는 내용은 미국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을 지원받은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의 첨단 반도체 시설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고, SK하이닉스는 미국에 첨단 패키징 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도 생산 시설을 두고 있다. 이들 기업이 미국의 지원을 받으면 사실상 중국 반도체 공장 운영이 어려워진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반도체 수출 시장이고, 반도체는 우리나라 기둥 산업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4월 26일 미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는 한·미·일 공조 방안 등이 의제가 될 전망이다. 북한 핵 등 안보 공동 대처도 매우 중요하지만, 첨단기술 및 경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국내 비판 여론과 지지율 하락 우려에도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을 전격 발표한 것은 한·일 간, 한·미·일 간 획기적인 협력의 장을 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우리의 중국 현지 반도체 공장 유지에 꼭 필요한 투자나 정비에 관한 미국의 이해와 양보를 요구할 수 있는 협력 자세를 먼저 보인 셈이다.
윤 대통령 방미에 앞서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실무진이 미국을 방문 중에 있다. 실무진은 모든 채널을 동원해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미국의 이해와 양보를 끌어내지 못하고 반도체지원법 가드레일(안전장치)이 일괄 적용된다면 한국 경제 전반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미래를 열기 위해 내놓은 윤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도 빛을 잃게 된다. 반도체지원법 가드레일 적용 유예 같은 미국의 양보를 얻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양보할 것인지를 치밀하게 준비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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