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무덤에 침 뱉어라" 충북도지사 발언에 시민단체 "침도 아깝다"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 충북도청 찾아 도지사 사과 촉구

김영환 충북도지사. 연합뉴스
김영환 충북도지사. 연합뉴스

정부의 강제동원(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 '내 무덤에도 침을 뱉어라'라고 한 김영환 충북도지사 발언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시민단체 대표는 김 지사의 해당 발언에 "친일파 무덤엔 침도 아깝다"라고 맞섰다.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는 9일 오전 10시 충북도청을 찾아 김 지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오 대표는 도청 현관에서 '정의봉'이라고 쓴 막대를 들고 "수많은 말 중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는 표현은 지사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친일파 김 지사가 사과할 의향이 없다면 우리는 도지사를 그 자리에 둘 수 없으니 내려오시든지 양자택일하라"라며 "친일파의 무덤에는 침도 아깝다. 부관참시가 답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 지사가 사과할 때까지 (도청에) 오겠다"면서 김 지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도 이날 오전 11시 도의회 앞에서 김 지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결의문에서 "윤 대통령 특보를 자임하면서 아첨에만 급급한 도지사, 국민을 매도하는 시대착오적 사고방식을 가진 도지사는 더 이상 165만 충북도민에게 필요 없다"며 "김 지사는 아첨꾼이자 막말꾼"이라고 지적했다.

또 "모두가 분노하는 굴욕외교, 투항외교를 두둔하기 위해 자진해 '친일파가 되겠다'고 일갈하고, 피해자와 국민을 향해 '사과를 구걸하지 말라'고 쏘아붙인 김 지사의 정신세계는 도대체 어떤 것인지 의아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김 지사가 지금이라도 잘못을 뉘우치고 도민께 사죄하지 않는다면 도민의 처절하고 뜨거운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천도(57)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가 7일 세종남부경찰서 앞에서 3·1절인 지난 1일 세종시 한솔동 한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를 내건 A씨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고발장을 제출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는 자료사진. 연합뉴스
오천도(57)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가 7일 세종남부경찰서 앞에서 3·1절인 지난 1일 세종시 한솔동 한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를 내건 A씨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고발장을 제출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는 자료사진. 연합뉴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가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을 대신해 판결금을 지급하는 '제 3자 변제'(원고들에게 손해배상 판결금을 제 3자가 대신 지급) 방식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김 지사는 해당 글에서 "통큰 결단은 불타는 애국심에서 온다. 진정 이기는 길은 굴욕을 삼키면서 길을 걸을 때 열린다"라고 정부가 발표한 해법을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정부가 내놓은 해법을 비난하는 야권 일각의 목소리에는 "일본의 사과와 참회를 요구하고 구걸하지 마라"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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