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숨진 전 경기도 비서실장 유서 "李대표, 이제 정치 내려놓으시라"

지난 9일 성남시 수정구 자택서 숨진 채 발견…유서에는 "더 이상 희생 없어야" 뜻도 담아
이재명 "檢 없는 사실 조작해 증거 만든다" 비판…여, "언제까지 죽음 공포 계속돼야 하나" 거취 압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발언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발언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가 지난 9일 숨진 채 발견돼 정치권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전모 씨는 유서에 이 대표를 향해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고, 이 대표는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검찰 수사에 책임을 돌렸다.

10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사망한 전 씨는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의 사퇴로 사장 직무대행을 맡다가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다. 전 씨는 퇴직 전후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서 조사받았다.

전날 오후 6시 45분쯤 전 씨가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신고했다. 전 씨 아내는 "현관문이 잠긴 채 열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고 구급대원이 문을 강제 개방한 뒤 숨져 있는 전 씨를 발견, 경찰에 인계했다.

검찰은 '성남FC 의혹' 사건 조사를 위해 지난해 12월 26일 전 씨를 불러 한 차례 영상녹화조사를 했다. 검찰은 이후 별도 조사나 출석 요구는 없었다고 밝혔다. 전 씨 유족은 "앞두고 있었던 조사는 없었다. 매스컴에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얘기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망 현장에선 전 씨가 쓴 노트 6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전 씨는 유서 첫 장에 이 대표를 향한 심경을, 나머지 다섯 장에는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과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유서에서 전 씨는 이 대표를 향해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믿을 수 없는 부고를 접했다. 내가 만난 공직자 중 가장 청렴하고, 유능했던 공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전 씨는) 검찰 압박수사로 매우 힘들어했다"며 "검찰 특수부 수사 대상이 된 사람들이 왜 자꾸 극단적 선택을 하겠느냐. 없는 사실을 조작해서 자꾸 증거를 만들어 들이대니 빠져나갈 수 없고, 억울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언제까지 죽음의 공포가 계속돼야 하느냐"며 이 대표에게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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