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 주민 뜻 최우선 고려해야

홍준표 대구시장이 9일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을 검토하겠다고 전격 밝혔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을 앞둔 상황에서 불합리한 행정구역을 재조정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가창면은 행정구역상 달성군 관할이지만 지리적으로 수성구 생활권역이라는 점에서 이 사안은 진지하게 논의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 논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면적 111㎢인 가창면은 비슬산과 최정산에 가로막혀 달성군으로부터 사실상 섬처럼 떨어진 월경지(越境地)이다. 달성군청에서 가창면으로 가려면 먼 거리를 둘러가야 하는 반면 인접 지역인 수성구 파동과는 교통 등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다. 전화번호를 수성구 상동 지역 국번인 760번을 쓰고 있으며 우편 업무도 수성우체국 관할이다. 가창면에 화재 사고가 나면 수성소방서가 출동한다.

행정 효율성이나 주민 편의를 고려한다면 가창면은 달성군 관할로 남기보다 수성구에 편입되는 것이 맞다. 이런 목소리 때문에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은 십수 년 전부터 꾸준히 거론돼 왔으며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공약 공방이 빚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수성구 편입에 대한 가창 면민들의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무산된 바 있다.

가창면을 수성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행정안전부의 승인과 대구시의회 의결 등 여러 절차를 넘어야 한다. 수성구와 달성군 중 어느 한 곳이 반대를 하면 성사되기가 어렵다. 홍 시장도 이를 모르고 화두를 꺼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홍 시장의 발언 이후 최재훈 달성군수는 이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찬성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창면에 사는 7천600명 면민들의 뜻이다. 지금도 가창 면민들 사이에서는 지리적 여건과 생활권으로 볼 때 수성구로 편입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의견과 군 지역으로 남는 게 농민 혜택 등에서 낫다는 의견이 양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은 던져졌으니 이제는 민의를 수렴하는 일이 중요하다. 특성상 행정구역 조정은 달성군과 수성구 중 어느 한쪽이 반대할 경우 막무가내로 밀어붙일 수 없다. 대구시와 달성군, 수성구는 이 사안을 놓고 머리를 맞대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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