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객석에서] 화이트데이 사탕만큼 달콤한 노래 전한 인디밴드 '설'

3.12일 오후 5시, 화이트데이 기념 공연... 50초만에 전석 매진 기록
연인들 다수 보여... 밴드와 관객 마치 '라포'형성된 것 처럼 놀아
"대구는 올 때 마다 반응이 폭발적... 다음에 또 뵙겠다"

인디밴드
인디밴드 '설'의 화이트데이 단독 공연 사진. 달서아트센터 제공.

"저희가 준비한 화이트데이 사탕은 노래입니다."

12일 오후 4시 대구 달서아트센터. 응원용 수건, 플랜카드 등을 손에 쥔 10~20대로 보이는 사람들이 로비에서 긴 줄을 서고 있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예정된 인디밴드 설(SURL)의 화이트데이 기념 단독 공연 1시간 전부터 로비에 마련된 대형 간판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설은 2018년 데뷔한 4인조 밴드로, 국내는 물론 미국과 태국 등 해외에서도 초청 공연을 가지는 등 인디 음악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특히 자신들이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음악을 통해 들려줘, '이 시대 청춘들의 자화상'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달서아트센터에 따르면, 설의 이 같은 인기를 증명하듯 약 450석 규모의 객석이 50초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90분 정도 진행된 공연에서 설은 'Dry Flower', 'Stay Here 여기에 있자 등'의 대표곡과 함께 약 15곡 정도를 선보였다. 이들은 몽환적인 음색에 빈티지하면서도 리드미컬한 연주를 철학적인 가사에 함께 곁들였다. 각 음악 분위기에 맞는 무대 화면, 조명 등은 마치 살아서 음악과 같이 호흡하듯 맞아 떨어졌다.

특히 공연의 중반부터 설은 관객들에게 모두 일어날 것을 요청, 관객들도 이에 화답하듯 '스탠딩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박수를 치며 머리, 어깨, 무릎, 발 등을 가볍게 움직이거나 친구와 어깨동무를 하고 크게 점프를 뛰는 등 관객들은 각자만의 방법으로 공연을 즐겼다. 특히 이들은 모두 '라포'가 형성된 것처럼 각 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크게 합창하기도 했다.

설의 공연에서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 이들과 함께 호흡했다. 달서아트센터 제공.
설의 공연에서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 이들과 함께 호흡했다. 달서아트센터 제공.

이 때, 설호승 보컬 겸 기타리스트는 치아로 기타를 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객석에 뛰어들어 관객과 함께 호흡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여러분들께 드릴 수 있는 화이트데이 사탕은 노래다. 많이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해 관객들의 큰 호응도 얻었다.

관객들의 열기는 공연이 끝난 후에도 식을 줄 몰랐다. 화이트데이 콘서트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상기된 표정의 연인들도 다수 보였다. 이들 중 한 여성은 남자친구로부터 받은 꽃도 들고 있었다. 남자친구 A (23·북구 태전동)씨는 "화이트데이라, 여자친구에게 꽃을 선물했다. 또 여자친구가 평소에 인디음악을 좋아해 깜짝 선물로는 티켓을 예매했다"며 "여자친구는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웃어보였다.

한편, 설은 공연이 끝난 후 출연자 대기실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설은 "대구에서 공연할 때 마다 관객들의 뜨거운 열기에 압도당한다"며 "특히 달서아트센터의 객석이 무대와 가깝게 붙어있어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느낌이 들어 우리로서도 이번 공연이 정말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계획된 대구 공연은 없지만, 불러만 주신다면 더 좋은 공연을 준비해 대구로 달려오겠다. 공연을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디밴드
인디밴드 '설'이 출연자 대기실에서 매일신문과의 인터뷰가 끝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심헌재 기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