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재명 부모 묘소 훼손 사건, 분묘발굴죄 적용 방침"

경북경찰 전담수사팀 30명 편성…분묘 복토 제거 시 '분묘발굴죄', 5년 이하 징역형 전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경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모 묘소 훼손 사건을 집중 수사한다.

13일 경북경찰청은 전날 오후 김기범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강력범죄수사대 등 5개팀 30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전담수사팀은 현장 감식, 주변 CCTV 분석, 주민 탐문 등 방법으로 사건 발생 경위와 사실관계를 살필 예정이다.

전날 봉화경찰서 초동수사 등에 따르면 이 대표 부모 묘소의 봉분 아래쪽 사방에 4개의 구멍이 뚫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 2개의 구멍에 한자가 적힌 돌 2개가 올려져 있었다.

첫 번째 돌에는 '생'(生), '명'(明), '기'(氣)가 적혔다. 두 번째 돌에서도 '생'과 '명'이 식별됐으나, 마지막 세 번째 글자는 불분명해 감정을 거쳐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이 판례 등을 검토한 결과 해당 사건에는 분묘발굴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분묘발굴죄는 분묘를 파헤쳐 분묘의 평온과 망자에 대한 후손의 종교적 감정을 해친 경우에 해당한다.

통상 도굴, 사체 훼손 등 목적으로 봉분(둥글게 쌓아 올린 무덤)을 파낸 이를 처벌하는 규정이다. 이때 소유권자·관리권자 존재 여부는 문제되지 않는다.

판례에 따르면 분묘(봉분과 평평한 묘 등 모든 매장 형태를 아우름) 일대 복토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거하는 식으로 손괴한 경우에도 분묘의 평온을 해친 것으로 판단, 이 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분묘발굴죄를 저지른 이는 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한다.

경찰은 이날부터 증거 수집과 2차 현장 수색 및 감식을 실시할 방침이다. 앞선 초동 수사에서 주변 CCTV를 일부 확보해 확인 작업을 시작했다.

최주원 경북경찰청장은 "당혹스러운 논란으로 미풍양속과 사회 분위기를 어지럽힌 사안인 만큼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전날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다 경북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자신의 부모 묘소가 훼손된 모습 사진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이곳은 1986년 12월 아버님을 모시고, 2020년 3월 어머님을 합장한 경북의 부모님 묘소"라며 "봉분 위에서 몇몇이 다지며 뛴 듯, 봉분이 낮아질 만큼 꼭꼭 눌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변) 의견을 들어보니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 사방 혈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등을 묻는 의식"이라며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또는 양밥)라고 한다. 저로 인해 저승의 부모님까지 능욕당하시니 죄송할 따름"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를 '사자(死者)에 대한 테러'로 규명하고 고발 예정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