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없었다. 아니 애초에 기적에 기대선 안 됐다.
2023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을 목표로 출사표를 던졌던 한국 대표팀은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며 2013년, 2017년에 이어 3연속 WBC 1라운드 탈락이라는 굴욕만 남겼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이번 WBC에서 마운드 붕괴, 연계가 무너진 야수진, 국제적 조롱거리로 전락한 실책성 플레이 등 아픈 기억만을 남기게 됐다.
13일 한국과 중국전에 앞서 열린 호주와 체코의 WBC 1라운드(조별리그) 4차전 경기에서 호주가 8대 3으로 승리했다. 같은 조인 일본이 이미 4승 전승으로 일찌감치 조 1위를 확정한 가운데 호주가 3승 1패, 조 2위로 8강 진출을 확정하면서 남은 경기 결과 상관없이 B조의 한국과 중국은 탈락이 확정됐다.
호주와 체코의 경기에 앞서 한국의 유일한 희망의 끈이었던 체코의 4실점 후 승리라는 '경우의 수' 시나리오는 완전히 무산됐다.
2020도쿄올림픽부터 올해 WBC 등 국제대회에서 쇠퇴한 모습을 보인 한국 야구가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 WBC를 통해 한국은 더 이상 야구 강국이 아님을 드러냈다. 대표팀 선발에서부터 '학폭' 논란, 추신수의 '작심 발언' 등 논란부터 일었던 이강철호는 숱한 과제만을 남기게 됐다.
한국은 2015년 이후 8년째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타자도 문제지만 평균 이하로 고꾸라진 투수 기량이 결정적이다. 과거 한국 투수 중에서 '일본 킬러' 구대성, '대만 킬러' 정민태 등 강팀을 잡을 '표적 킬러'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이번 WBC 첫 시작부터 스텝이 꼬였던 호주전에서도 선발 고영표가 내려간 이후 마운드가 붕괴됐다. 더이상 라이벌이라고 칭하기엔 비웃음만 당할 일본과의 결전에서 선발 등판한 김광현(SSG랜더스)마저 일본을 상대로 2이닝 동안 4점을 주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광현 다음으로 나올 투수 중 믿고 내세울 만한 이가 없을 정도로 얇은 선수층도 문제였다. 대표팀은 체코를 상대로 7대 3으로 대회 첫 승을 거뒀지만 이 과정에서도 수비 실책 등으로 실점을 허용하는 등 허술한 플레이가 있었다.
3경기 17이닝 동안 무려 21자책점을 기록, 팀 평균자책점이 11.12로 1라운드 기준 A, B조 10개 나라 중 압도적인 꼴찌다.
대표팀의 약화된 정신력도 문제다. 호주전에서는 대타로 나선 강백호가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는 사이 베이스에 발이 떨어진 것을 놓치지 않은 호주 수비에게 어이없이 아웃당했고 홈 플레이트가 비었음에도 3루 주자 박해민이 뛰지 못하는 등 도저히 국제대회에 나섰다고 보기 어려운 집중력을 보이기도 했다.
KBO는 지난해 타자나 투수나 국제대회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스트라이크존의 정상화'를 통한 사실상의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경쟁력을 높여보려고 했지만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이후 차세대 에이스는 나타나지 않고 있고 야구 황금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은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다.
실력에서나 국제대회에 임하는 정신력에서 전혀 성장이 없었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사회인 리그 수준의 한국 야구가 이번 WBC의 참사를 통해 각성을 해야한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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