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무역적자가 227억7천750만 달러(약 30조 원)로 전년 동기 58억6천900만 달러의 3.9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수출과 대중(對中) 수출 감소세가 이어진 상황에서 석탄 등을 중심으로 수입액이 증가한 영향으로 무역수지 적자 폭이 확대됐다.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12개월째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첫 열흘에 벌써 적자가 50억 달러 가까이 쌓였다.
자고 나면 암울한 경제 뉴스들이 쏟아진다. 마이너스 수출에 사상 최대 무역적자 뉴스가 이어진 지 오래다.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 온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지난주 파산해 금융시장 위험 요인이 커졌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악재는 여전하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병목도 언제 풀릴지 알기 어렵다. 수출 위축에 내수 둔화까지 겹쳐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 의존도가 75%로 세계 두 번째다. 미국의 긴축 지속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반도체 혹한기가 길어지면 전체 수출의 20%가량을 반도체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커다란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활력을 높여 무역적자를 줄이는 노력이 시급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우리 경제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경제 회복의 핵심 역할을 해 온 것이 수출이었다. 적자가 누적되는 무역구조를 반전시키려면 수출에서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수출 지원 예산 1조5천억 원을 상반기에 집중 투입하고, 최대 362조5천억 원의 무역금융을 지원하는 등 수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정부 노력에 발맞춰 기업들도 과감한 투자와 인재 양성 등을 통해 수출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 여야 정치권도 정부와 협력해 기업을 힘들게 하고,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 혁파와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성장 산업 육성을 위한 입법 뒷받침에도 발벗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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