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방칼럼] 봄이면 나타나는 증상, 춘곤증

이광명 대구 광명한방병원 병원장
이광명 대구 광명한방병원 병원장

어느덧 매서운 한파가 지나가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봄이 오면 낮에 몸이 나른해지면서 잠이 쏟아지는 춘곤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과학적으로 명확한 이론이 있는 것은 아니나 주로 급격한 계절 변화를 인체가 잘 적응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뇌에 공급되는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나른해지고 졸음이 쏟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봄이 되면서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면서 상대적으로 표피 근처의 체온이 올라간다. 이에 따라 체표 쪽의 혈류량이 증가해 상대적으로 뇌의 혈류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체표의 근육도 이완이 되면서 나른한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

봄이 되어 활동량 역시 늘어나면서 자체적으로 에너지가 부족해지면서 졸음이 온다고 보기도 하며, 각종 영양소 또한 필요량이 늘어나는데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도 춘곤증이 생긴다고도 한다.

하루 중에서는 멜라토닌과 같은 호르몬의 분비량이 적은 정오 전후로 노곤하고 졸음이 심하며, 점심 식사 이후에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춘곤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피로감과 함께 졸음이 심하게 오나,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갑자기 식욕이 없어지고 기운이 빠지기도 하며, 가슴이 뛰고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등 마치 갱년기 증상과 비슷한 신체적 변화를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주로 춘곤증을 잘 겪는 사람들은 평소 몸이 허약하거나 추위를 잘 타는 사람,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사람, 최근 과로를 심하게 한 사람, 질병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체내 에너지의 보존 상태가 적거나, 계절적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해 에너지 소모가 심하여 춘곤증이 비교적 심하게 나타난다.

춘곤증을 예방하거나 완화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면서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며,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아침식사는 거르지 않도록 하며, 점심 식사는 가볍게 먹는 것이 좋다.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 위주로 섭취를 하면 식후에 졸음을 이기는 데 도움을 준다. 그 외에도 양질의 영양소들을 많이 함유한 쑥, 다래, 두릅, 더덕 등 제철 음식을 섭취하면 원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꽁치, 고등어 등 불포화 지방산을 많이 함유한 식품 또한 추천된다.

가벼운 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 또한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며, 매일 30분 정도의 가벼운 조깅이나 산보를 해주면 좋다. 평상시 즐겨 하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춘곤증은 대부분 1~3주가 되면 없어지는 경우가 많고, 병으로 보고 있지 않다. 그러나 여러 만성병의 시초일 수도 있으며, 만성피로증후군과 혼동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1달 이상 계속된다면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한의학적으로는 기(氣)가 부족함에 따라서 졸음이 온다고 보고 있으며, 특히 비장(脾臟)의 기운이 부족할 때 식후에 피로감과 졸음이 온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춘곤증이 심한 사람은 비장(脾臟)의 기운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처방을 하였을 때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이광명 대구 광명한방병원 병원장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