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로 일본행 한국 관광객 숫자가 2019년 연말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것과 비례해 일본 학생들의 국내 체류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오랜 기간 코로나 시국에 막혔던 각종 교류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 2017년부터 영진전문대와 교류를 이어온 일본 각지의 공업고등전문학교 학생들도 봄방학(4월에야 학기가 시작되는 일본의 3월은 봄방학 기간)을 이용해 한국을 찾았다. 코로나로 얼어붙었던 민간 교류에 훈풍을 알리는 신호로 풀이된다.
지난 15일 찾아간 경북 칠곡의 대구경북영어마을. 일본 각지에서 온 7개 공업고등전문학교(우리의 고교 과정과 전문대학 과정을 섞은 형태로 5년제) 학생 48명은 이곳에서 열흘 넘게 머물고 있었다. 이달 6일부터 17일까지 12박 13일 일정으로 머물 예정이었다. 이름하여 '일본 고등전문학교 재학생 영어마을 연수' 프로그램. 영어를 쓰면서 해외여행에서 생기는 각종 상황을 체험하는 학생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여행업계의 부활을 기대해도 좋을 만큼 2020년 2월 시작된 코로나 시국의 종점을 알리는 듯했다.
일본 학생들은 체험형으로 진행되는 수업에 대해 "체험형 수업이라 어렵지 않다. 영어로 말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수업시간 중에 원어민 교사와 소통을 많이 해 영어 실력이 늘어난 기분이 든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영진전문대 관계자는 "2020년 코로나 시국에는 온라인 학생 교류회로 대체해왔다. 지난해 여름부터 일부 소수 인원으로 대면 교류를 재개했고 올 봄부터 예년처럼 교류를 정상적으로 이어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야마구치현 우베공업고등전문학교 경영관리 전공 1학년 오카다 아스미(岡田明純·19) 양은 이번 대구행이 두 번째 한국행이라고 했다. 한국 방문 경험을 살려 일본에서 국제교류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그는 "지난해 여름에 오고 또 왔다. 한국어도 따로 공부했다. 영진전문대 학생들이 가이드 역할을 해줘서 쇼핑과 관광 등에 어려움이 없었다"며 "동성로 등 번화가가 기억에 남는다. 화장품이 싸고 종류가 많아 좋았다"고 말했다.
민간 외교관 역할은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 일본 IT과 학생들이 맡았다. 이들은 학과 특성상 JLPT 1급에 준하는 일본어 실력을 갖춰 일본 학생들과 의사소통에 큰 무리가 없다. 대구시내 관광 안내를 맡았던 이재일 씨는 "각자의 전공 지식과 양국 문화에 대해 교류하며 소통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알게 된 정보도 많았고, 구체적인 언어 소통이 힘든 부분에서도 전공을 통해 협력해나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일본 등 해외기업과 2006년부터 국제 주문식 교육에 나선 영진전문대는 일찌감치 컴퓨터정보, 기계, 전자, 전기, 관광 등의 분야에 대한 국제 주문식 교육 해외 취업반을 운영하고 있던 터다. 특히 최근 7년 사이 일본, 호주 등 10개국에 1천 명에 가까운 졸업생을 해외취업의 길로 연결한 바 있다.
전상표 국제교류원장은 "2020년 2월에는 일본 13개 기업을 중심으로 일본주문식교육협의회를 발족, 취업 페어와 글로벌인턴십 등의 프로그램을 일본 기업과 공동으로 추진을 하고 있다"며 "한일 양국 학생들이 왕래하는 다양한 학생 교류를 독려해 해외취업에 필요한 글로벌문화 이해, 글로벌 마인드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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