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가 읽은 책] 창가에 선 그대에게

창가의 토토(구로야나기 테츠코 글/ 김남주 옮김/ 프로메테우스/ 2000)

넷플릭스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더 글로리'를 통해 많은 사람이 우리 사회의 학교폭력 문제점을 공감하였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일제 강점기 신교육이 유입되면서, 일체화에 매몰되었기 때문이다. 광복, 전쟁 등을 통해 잘 살기 위해 성적 위주의 교육, 대학 입학을 위한 교육에 매몰되어 일부 아이들은 왕따 당하고 정상이 아닌 것으로 간주하였다.

이 책은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자전적 수필로 된 소설이다. 2022년 아니 에르노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는데, 자신의 질퍽한 여성의 삶을 담았다. 소설가는 글을 쓸 때 거짓을 말하지 않고 진실을 말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작가의 글에 대한 책임이라고 할까. 자전적 소설이 갖는 신뢰로 인하여 여운이 오래 남는다.

주인공 토토는 1940년 일곱 살에, 1학년에 입학하였다. 요즘 말로 ADHD 증상을 가졌다. 반 친구의 수업을 방해한다고 결국 퇴학을 당하였다. 토토의 엄마는 아이에게 그런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도모에 학교(대안학교)에 찾아간다. 토토처럼 영혼이 자유로운 아이는 획일화된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였다. 이곳에 모인 학생들은 가슴 아픈 사연을 가졌다. 이 학교는 그런 상처 입은 아이들을 믿어주고, 꿈을 키워주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었다.

고바야시 교장 선생님은 늘 토토에게 이야기했다. "너는 사실은 참 착한 아이다." 토토는 세월이 흐르고 나서 자신이 착한 아이가 아니었으나, 선생님의 반복된 말로 인하여 착한 아이로 바뀌었던 것을 알았다. 만약 그때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착하지 않은 아이로 낙인되었다면 토토는 사회의 낙오자가 되지 않았을까.

작가가 글을 쓰기 시작할 무렵 '창가 族'이란 신조어가 있었다. 경제 불황기 기업들이 자진 퇴사를 유도하기 위해 보직을 따로 주지 않고, 창가 쪽으로 자리를 배치한 것에서 나온 말이다. 토토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늘 창가에서 노래하는 아저씨를 기다렸다. 그래서 제목을 '창가의 토토'라 정했다고 한다.

학교에 부적응한 아이들은 자신이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느낀다. 스스로를 불신하는 것부터 배운다. 과연 그런 교육을 통해 성장한 아이들은 영원히 창가 족으로 머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창가의 고독을 경험해 본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당신은 소중하고, 착한 사람이니깐' 고바야시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풍경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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