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페 민지(MZ)] 대구 속 작은 호주 '프롬오지'

현지 소품 가득 호주 느낌 나는 인테리어 제대로
주인 부부 카페 위해 호주 워킹 홀리데이 다녀와
한국서 접하기 힘든 색다른 디저트 큰 사랑받아

대구 중구 대봉동에 위치한
대구 중구 대봉동에 위치한 '프롬오지'는 호주를 콘셉트로 한 카페다. 카페 외부 모습.
건물 옆쪽에 달린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모양의 작은 표지판을 보고 제대로 도착했음을 알 수 있다.
건물 옆쪽에 달린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모양의 작은 표지판을 보고 제대로 도착했음을 알 수 있다.

3년간의 코로나 기간 우리는 일상의 많은 부분을 잃었다. 그중 하나는 해외여행. 세계 각국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의 빗장을 걸어 잠갔고 우리는 언제 어디로든 자유롭게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이 불가능할 수도 있음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다행히 확진자 수가 줄어들며 하늘길도 열리고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조심스러운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먼 곳에 가지 않고도 해외여행을 떠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카페가 있다.

카페에 들어서면 노란색 벽면과 우드톤 인테리어가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카페에 들어서면 노란색 벽면과 우드톤 인테리어가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벽과 천장 곳곳에 걸린 초록 식물들도 눈을 편안하게 한다.
벽과 천장 곳곳에 걸린 초록 식물들도 눈을 편안하게 한다.

◆대구 속 작은 호주

대구 중구 대봉동에 위치한 '프롬오지(From Aussie)'는 호주를 콘셉트로 한 카페다.

대백프라자 뒤쪽 골목에 자리한 이곳은 뚜렷한 간판이 없다. 건물 옆쪽에 달린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모양의 작은 표지판을 보고 제대로 도착했음을 알 수 있다. 입구 바닥에 적힌 'G'day Mate(안녕)'이라는 호주식 인사도 반겨준다.

카페에 들어서면 노란색 벽면과 우드톤 인테리어가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벽과 천장 곳곳에 걸린 초록 식물들도 눈을 편안하게 한다.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카페 중앙에 놓인 원목 진열장이다. 호주산 잼, 탄산음료, 차(茶), 시리얼, 코알라 인형 등 호주를 연상하게 하는 다양한 소품들이 모여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품들은 카페를 운영하는 김기도(37) 대표가 호주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현지에서 직접 가져왔다.

단골손님인 김종우(30) 씨는 "호주에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호주 콘셉트인 카페에 눈길이 갔다"며 "인테리어도 호주 느낌이 물씬 나고 그곳에서 자주 보던 물건들이 있어 반가웠다"고 말했다.

카페 중앙에 놓인 원목 진열장. 호주를 연상하게 하는 다양한 소품들이 모여있다.
카페 중앙에 놓인 원목 진열장. 호주를 연상하게 하는 다양한 소품들이 모여있다.
호주 풍경이 담긴 사진들도 카페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호주 풍경이 담긴 사진들도 카페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카페 문화도 호주처럼

프롬오지는 김기도, 강다정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두 사람은 호주 콘셉트의 카페를 열기 위해 2019년 호주 시드니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났다.

기존에도 카페를 운영했지만 다른 카페들과 비슷한 커피와 디저트를 만드는 것에 아쉬움이 컸단다. 커피 관련 종사자에게 로망의 장소이기도 하고 디저트의 종류가 다양한 호주에 큰 매력을 느꼈다.

커피와 베이킹에 오랜 경력이 있던 두 사람은 비교적 쉽게 바리스타로 일할 수 있었다. 1여 년간 호주에서 다양한 커피와 디저트를 배우고 돌아와 2021년 7월 처음 카페 문을 열었다.

인테리어와 메뉴 모두 호주식을 따랐다. 카페 이름인 프롬오지도 호주 사람을 가리키는 영어 단어인 'Aussie'에서 따왔다.

스몰토크를 지향하는 호주의 카페 문화도 구현해내고 싶었다. 직원과 손님의 관계가 조금은 딱딱한 우리나라와 달리 일상적 대화를 스스럼없이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날씨 이야기부터 자녀 이야기까지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호주의 카페 문화가 보기 좋았다"며 "스몰토크를 지향한다고 하니 먼저 말을 걸어오는 손님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머랭을 베이스로 제철 과일과 크림을 곁들여 먹는 호주식 디저트인
머랭을 베이스로 제철 과일과 크림을 곁들여 먹는 호주식 디저트인 '파블로바'.
솔티카라멜 아이스크림을 크림화해 라떼 위에 올린
솔티카라멜 아이스크림을 크림화해 라떼 위에 올린 '오지아이스라떼'.

◆처음 접하는 색다른 맛

메뉴가 모두 호주식이기에 한국식 카페 메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다.

숏 블랙, 롱 블랙, 플랫 화이트 등 커피 명칭들도 모두 현지에서 쓰이는 용어들을 쓴다. 따뜻한 커피를 위주로 하는 호주의 방식을 따라 프롬오지도 따뜻한 커피를 중심으로 제공하고 있다.

시그니처 메뉴는 오지아이스라떼. 솔티카라멜 아이스크림을 크림처럼 만들어 라떼 위에 올린 커피로 달고 짠맛에 이어지는 쌉싸름한 맛이 조화롭다. 섞지 않고 그대로 마시길 추천한다.

커피도 커피이지만 디저트가 별미다. 한국에서 맛보기 쉽지 않은 색다른 맛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파블로바는 달걀 흰자에 설탕을 넣어 거품을 낸 혼합물인 '머랭'을 베이스로 제철 과일과 크림을 곁들여 먹는 디저트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머랭 위에 패션후르츠와 라즈베리를 직접 졸인 잼이 더해져 상큼하고 달콤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래밍턴은 호주 전통 케이크로 사각형 모양의 스펀지케이크에 녹인 초콜릿을 바른 뒤 코코넛 가루를 입혔다.

여름 한정 메뉴인 수박 케이크도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케이크 시트 가운데 수박 조각이 통째로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SNS를 보고 찾은 서동연(23) 씨는 "일반 케이크들은 진부해서 새로운 메뉴를 찾다가 호주식 케이크를 발견하게 됐다"며 "대구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메뉴들이라 신기하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나몬 파우더 대신 초코 파우더를 뿌린 호주식 카푸치노
시나몬 파우더 대신 초코 파우더를 뿌린 호주식 카푸치노 '오지캡'.
사각형 모양의 스펀지케이크에 초콜릿을 코팅한 뒤 코코넛 가루를 입힌
사각형 모양의 스펀지케이크에 초콜릿을 코팅한 뒤 코코넛 가루를 입힌 '래밍턴'.

◆여행 온 듯한 기분 만끽

커피 경력이 10년 이상인 김 대표는 1:1 바리스타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앞둔 이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도 열고 있다. 한국과 다른 환경에 처음에 적응하기 어려웠기에 이들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기 위한 목적이다. 자신이 경험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현지 바리스타 취업을 위한 커피 기술도 알려준다.

프롬오지를 찾는 손님들은 주로 20~30대들이다. 일반 손님들도 많지만 호주 콘셉트에 매력을 느껴 찾아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지역에 거주하는 호주인들도 자주 찾는다.

이들은 호주 느낌이 물씬 나는 이곳에서 과거의 추억들을 떠올리기도 하고 그리웠던 커피와 디저트를 맛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김 대표는 "이 공간에 왔을 때 잠시라도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지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아갔으면 한다"며 "대구 속에서 호주를 느끼고 싶을 때 프롬오지가 제일 먼저 떠올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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