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APEC정상회의는 경주로

주낙영 경주시장

주낙영 경주시장
주낙영 경주시장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도시 선정을 놓고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뜨겁다. 미·중·일·러·호주·캐나다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21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정상회의 개최 도시가 얻게 될 유무형의 사회경제적 유발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지금까지 경주를 비롯해 제주, 부산, 인천 등 지자체가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우며 뜨거운 유치전을 펴고 있다. 이처럼 여러 지자체가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경주시도 일찌감치 유치 도시 도전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경주시는 올해 초 APEC 정상회의 유치 전담팀을 꾸리고 범시민추진위원회를 출범하며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유치지원위원회를 중심으로 역량을 결집해 경주가 최적지임을 알릴 계획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 문화유산의 보고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도시로 한국의 찬란한 문화를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경주다.

경주는 APEC 교육장관회의, 제7차 세계물포럼, 제14차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등 대형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과 역량이 있다.

각국 정상의 경호와 안전을 위한 입지적 조건도 우수하다. 정상회의가 열릴 경주 보문관광단지는 호리병처럼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경호에 용이하고, 회의장과 숙박 시설 간 이동 동선이 매우 짧다는 장점이 있다.

지방이라 교통이 불편할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1시간 거리에 대형 항공기가 오가는 김해공항이 있고, 40분 거리에 포항경주공항과 울산공항이 있다. 각국 정상들이 전용기를 타고 성남 서울공항을 이용한다고 볼 때 그곳에서 인천으로 가는 시간보다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가깝고 편리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선보이기 위한 최적지 또한 경주다. 경주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월성원자력발전소, SMR 연구개발의 전초기지가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양성자가속기센터, 경주 e-모빌리티 연구단지가 있다.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소개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란 얘기다.

단순히 회의만 한다면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가 편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APEC 정상회의를 통해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제대로 알리고 싶다면, 그 도시는 반드시 경주가 되어야 한다.

도시의 유불리를 떠나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열린다고 상상해 보자. 행사가 열리는 11월은 형형색색의 단풍이 최절정에 달하는 시기다. 세계 정상들이 한복을 입고 불국사, 동궁과 월지, 첨성대, 월정교 등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이 전 세계로 퍼진다면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가 아닐까.

경주처럼 작은 도시가 이런 큰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하지만 그건 쓸데없는 기우에 불과하다.

경주는 이미 여러 차례 크고 작은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이 있다. 그간 멕시코 로스카보스(2002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2012년), 베트남 다낭(2017년) 등 중소 도시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한 사례를 보면 경주 유치의 당위성은 더욱 설득력이 있다.

APEC이 채택한 '비전 2040'의 포용적 성장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도시가 경주다.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인 지방시대 실현은 물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2025 APEC 정상회의는 반드시 경주에서 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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