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클래식으로 마음 챙김

김나영 소프라노

김나영 소프라노
김나영 소프라노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도 이제 사라지고 권고로 바뀌었다. 지난 3년 긴 코로나의 겨울이 지나고 진짜 봄이 찾아온 듯하다. 헛헛했던 시간들을 버텨낸 마음을 이제는 잘 챙겨주고 싶다. 몸을 튼튼하게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마음을 돌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마음 챙김을 위해 클래식 음악을 추천하고 싶다.

음악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드물다. 나의 상태에 따라 처방 되는 약처럼 심신에 음악을 심어주자. 음악을 들을 때 인간의 뇌는 바빠진다. 뇌 속 신경 세포가 활발히 활동하면서 뇌파들을 뿜어내는데 몸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뿜어낸다. 뇌파의 종류 중에 패스트 알파파와 로우 베타파는 안정된 상태에서 사물에 관심을 갖는 각성된 상태이거나 사물에 주의를 집중하는 상태일 때 발생한다.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정 종류의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패스트 알파파와 로우 베타파를 발생시킨다고 한다. 바로크 시대 대표 작곡가 바흐의 음악을 예로 들면 바흐 음악의 특징은 규칙적이고 일정한 박자가 반복된다. 이러한 규칙성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예측 가능하게 하고 예측이 실현되면 기대에 대한 성취감을 주어 정서적 만족감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집중력과 마음의 안정을 얻고 싶을 땐 바흐의 평균율 1번, 브란덴브루크 협주곡 제5번을 추천한다.

일이 내 맘대로 풀리지 않는 날, 스트레스가 심할 땐 드뷔시의 달빛을 추천한다. 캄캄한 밤하늘에 은은한 빛을 내뿜는 달빛 같은 음악이 혈압을 낮춰줄 것이다. 동시에 온화함을 찾을 것이다. 산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자연 속에서 정원을 거닐며 산책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여건이 되지 않을 땐 음악의 힘을 빌리자. 베토벤의 교향곡 6번을 들으면 맑은 날 시골길을 걷는 듯한 힐링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베토벤이 작곡할 때 새소리, 물소리, 살랑이는 바람 소리 등 자연을 음악에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잠시나마 도심에서, 일터에서 벗어나 음악을 통해 자연을 느껴보자.

만약 성취감도, 만족감조차도 느끼고 싶지 않을 만큼 무기력하고 우울할 땐 어떤 음악이 좋을까. 필자는 이럴 땐 공감과 위로가 필요하다 생각이 든다. 애조를 띈 어둡고 슬픈 음악이 날 공감해 주었으면 좋겠고 차차 밝은 분위기로 날 이끌어줬으면 좋겠다. 브람스의 대학 축전 서곡, 말러의 교향곡 1번을 추천한다. 필자는 이 곡을 들으면 시작은 미비했으나 꿋꿋이 나아가며 끝에는 창대한 기쁨을 맞이하며 승리하는 젊은이가 떠올려진다.

음악 속엔 인간의 생각과 감성이 담겨있다. 그래서 인간과 닮아있다. 인간은 자연의 섭리에 의해 살아간다. 어쩌면 우리는 음악을 통해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을 하고 있는 듯하다. 오늘은 클래식으로 마음 챙김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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