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수도권 반도체 집중, 구미 특화단지 유치 위기

반도체 특화단지를 유치해 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경북도와 구미시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가 세계 최대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경기도 용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집중하기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이 정부와 손발을 맞춰 용인에 300조 원을 투입해 '반도체 용인 집적' 계획을 밝혀, 수도권이 비수도권의 반도체 관련 인적·물적 자원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경북도와 구미시, 지역 반도체 업계는 정부의 반도체 산업 수도권 집중 전략이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에서 지방이 소외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구미의 강점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반을 내세워 반도체 특화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경북도와 구미시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수도권에 조성되면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나선 구미 등 비수도권 지자체들은 더욱 불리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 기업, 연구소 등의 수도권 집중이 가속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토부의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과 구미가 조성하려는 반도체 특화단지는 사업 성격이 다르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애초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를 '수도권은 반도체 완제품 중심, 구미는 소재·부품·장비'라는 취지로 신청했다. 즉,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는 수도권 반도체 국가산단의 후방 기지 역할을 하며 상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진행한 반도체 특화단지 공모는 경쟁이 치열하다. 구미, 인천, 부산, 대전, 광주·전남은 물론 경기도에서만 7곳(용인·화성·이천·평택·안성·고양·남양주시)이 신청했다. 각 지자체들이 저마다 강점을 내세우는 가운데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대립 구도도 형성되고 있다.

특히 경기도 지자체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연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와중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수도권에 조성한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따로 없다.

정부는 반도체 특화단지 공모사업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우선해야 한다. 수도권은 반도체 관련, 정부와 삼성의 엄청난 지원과 투자를 확보했다. 따라서 특화단지 지정은 지방에 도움이 되도록 결정해야 한다. 경북도, 구미시, 정치권은 똘똘 뭉쳐 정부 부처를 설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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