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난 사실을 페이스북에 2차례에 걸쳐 글로 전했다.
퇴임 후 경남 양산 사저에서 살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전한 정치인들이 보통 페이스북에 1차례 게시물을 올렸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1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며 19일 오전 9시 정각에 페이스북에 글과 사진 4장을 올린 바 있는데, 이어 이날 오후 1시 38분에도 글과 사진 2장을 게시했다.
분량도 길고, 앞서 올린 글과 다른 내용이다.
박용진 의원은 "책을 좋아하시는 문재인 대통령님이시기에 제가 감명 깊게 읽은 두 권의 책을 선물로 준비해서 드렸다"고 글을 시작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일상은 '책'으로 채워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꾸준히 책을 소개하며 '책 인플루언서'라는 별칭을 얻었고, 양산 사저가 위치한 평산마을 인근에 자신이 '책방지기'로 활동할 책방 개점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박용진 의원은 "한 권은 로버트 케네디의 83일간의 선거운동기간을 그린 '라스트 캠페인', 또 한 권은 정치양극화를 극복하고 마침내 아파르트헤이트를 종식시켰던 넬슨 만델라 대통령에 대한 만화 '넬슨 만델라의 위대한 협상'"이라고 소개했다. 박용진 의원은 "두 책 모두 제가 대통령 후보 경선을 준비하면서 읽었고, 정치 지도자의 자세와 책임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줬던 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참고로 로버트 케네디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동생으로 형의 대통령 재임 시기에 미 법무장관을 역임했다. 이어 1968년 6월 6일 민주당 대선 경선을 거쳐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피살됐다. 향년 42세. 이는 형의 피살(1963년 11월 22일, 향년 46세) 4년여 뒤 벌어진 일이었다.
이어 박용진 의원은 "대통령님께서도 두 권의 책을 받아보시고는, '정치인이 증오의 씨앗을 뿌리면, 밑에 내려가면 그게 갈수록 증폭이 되어 밑에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그것이 정말 굉장하게 돼 버린다'고 말씀하셨다"며 "당내 좌표찍기, 문자폭탄, 증오와 혐오의 언어들이 난무하고 보수 진보 진영간의 갈등이 나라를 분열시키는 상황에 대해 걱정하고 계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두 책에서 로버트 케네디와 넬슨 만델라가 자기 지지층의 분노와 복수심을 자제시키는 모습을 공통적으로 보여줬다고 말씀드렸다. 케네디는 킹 목사가 암살당했던 날 슬픔과 분노로 복수를 다짐하는 흑인 지지층 앞에서, 만델라는 자신의 후계자인 크리스 하니가 우익 백인에게 암살당한 뒤 그의 장례식에 모여 무기를 들자고 주장하는 수십만 청중을 향해 말했다. 저들이 바라는 것이 바로 우리의 분노라고. 진정한 승리는 그걸 넘어서는 것이라고"라고 덧붙였다.
▶박용진 의원은 이처럼 로버트 케네디와 넬슨 만델라가 지지층의 분노 및 복수심을 자제시킨 사례를 현재 더불어민주당 내홍 상황 및 진보와 보수가 대립하는 한국 정치 상황에 비췄다.
그는 "민주당이 우리 내부를 향해 좌표찍기와 문자폭탄으로 분열하는 것, 각 진영이 지지자에게 증오와 혐오를 부추기는 행위로 박수받는 문화에 젖어 있는 것은 모두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당장의 반발에 소신있게 말하지 못하고, 상대를 조롱하고 공격해 '알량한 박수'를 받는 정치에 저는 한숨 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늘 갈등하고 망설인다고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말씀드렸더니 대통령님께서 격려해주셨다. 당내 민주주의의 회복, 건강한 토론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이 꽉 막혀서 심한 공격을 받게 되고, 말 한마디 못하게 되면 안된다는 것이다. 정말 공감한다"고 전했다.

▶박용진 의원은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의)말씀 중에 특히나 정책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민주당의 변화를 강조하는, 원래 우리 민주당이 잘해왔던 변화하고 역동적인 정치문화를 회복해야 한다는 당부말씀, 잊히질 않는다"면서 "20대 청년들부터 지지가 떨어져나가는 우리 당의 지금 정치 행태나 문화가 다시 청년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그런 역동적인 분위기로 혁신해 나가야 한다는 당부의 말씀, 명심하겠다"고 했다.
앞서 박용진 의원은 울산 지역 청년 정치인 3명과 함께 양산 사저를 찾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어 박용진 의원은 "청년들과 함께 하는 척만해서는 안된다. 민주당이 청년들에게 비판받고 멀어지고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글 말미에서 박용진 의원은 "대통령님과 대화를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워가고 얻어갔던, 그리고 책임있는 민주당의 정치인으로서 여러 다짐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뿌듯해하며 "대통령님의 따뜻한 환대, 그리고 강건하신 대통령님의 모습이 참 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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