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인규 회고록에 반발하는 야권, 말로만 비난 말고 고발하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회고록에서 노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친노(친노무현계) 중심으로 "확정된 사실이 아닌 일방적 주장"(노무현재단), "노 전 대통령을 두번 죽이는 것"(윤건영 의원), "자신의 관점과 시각에서 왜곡되게 묘사하고 폄훼한 것"(전해철 의원) 등 거센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 전 부장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고가의 시계 2개 세트를 받은 것, 아들 노건호 씨가 미국 주택 구입 자금 명목으로 140만 달러를 받은 것 등에 대해 "(사실 관계 인정에) 다툼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노건호 씨와 조카사위 연철호 씨가 박 전 회장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받은 데 대해서도 "뇌물로 봄이 상당하다"고 했다.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이 조사 직전 "이 부장! 시계는 뺍시다. 쪽팔리잖아"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이 전 부장은 이런 혐의 등으로 노 전 대통령을 기소해 유죄를 받아낼 충분한 '물적' 증거를 확보했지만 노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 처리된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부장의 일방적 주장일 수 있다. 반대로 친노 측의 반발 역시 주장일 수 있다. 국민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진실을 가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검찰이 영구 보존한 당시 수사 기록을 공개하면 된다. 해당 수사 기록은 2009년 12월 9일 수사 결과 발표 당시 영구 보존 기록으로 지정됐다고 하며 여기에 노 전 대통령 조사 장면을 녹화한 CD를 첨부했다고 이 전 부장은 밝혔다.

공개를 위해서는 권 여사와 노건호 씨 등이 이 전 부장을 사자(死者)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친노 측 인사들도 말로만 이 전 부장을 비난할 게 아니라 권 여사와 노건호 씨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이 전 부장을 고발하면 된다. 불기소 사건 기록은 고소·고발인, 피해자, 참고인 등 사건 관계인이 신청하면 공개가 가능하다. 노 전 대통령이 정말로 무고하다면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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