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전 8시 20분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북구청역에서 용지역 방면으로 향하는 열차에 100명이 넘는 시민들이 탑승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쓰지 않는 사람은 5~6명에 불과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한 20대 남성은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된 것을 알았지만 습관적으로 차고 나왔다"며 "앞으로 점차 날이 더워지면 벗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전국 지자체들은 대중교통시설과 개방형 약국에서 적용되는 실내 마스크 착용 기준을 기존 의무에서 권고로 전환하는 행정명령을 고시했다. 지난 2020년 5월 13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중교통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던 대구에서는 1천42일 만에 마스크를 벗고 대중교통을 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출근길에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많았다. 첫날인 만큼 다들 조심스러워하는 눈치였다. 3호선에서 만난 도정암(81) 씨는 "2020년까지만 해도 코로나가 극심했는데 상황이 점차 나아지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며 "하지만 아직까지는 불안한 마음이 커 당분간은 마스크를 계속해서 착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내버스도 상황은 비슷했다. 중구 약령시 건너 버스 정류장에는 약 15명의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은 2명에 불과했다. 약령시 정류장 앞에서 환승 버스를 기다리던 김경화(59) 씨는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줄었더라도 매일 그 수가 적지 않다"며 "얼마 전 코로나에 걸려서 고생을 많이 했다. 어디라도 당분간 쓸 생각이다. 내 몸은 내가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730번 시내버스 기사 장상철(59) 씨는 "아직까지 첫날이다 보니 대부분의 승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버스를 타고 있다"며 "버스 기사들도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당분간은 계속해서 마스크를 착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좁은 택시 안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택시 기사 이무열(60) 씨는 "오늘 손님 6명 태웠는데 전부 마스크 쓰고 탔다"며 "손님들이 다 쓰고 계시니 기사들도 쓸 수밖에 없고 하루 확진자 숫자를 접하면 벗기가 꺼려진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마스크를 벗고 다니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주로 20대 젊은 층이 많았다. 등교를 위해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20대 장모 씨는 "혹시 몰라 마스크를 챙겨 나왔지만 오늘부터는 안 쓸 생각"이라며 "지금까지 너무 답답했던 만큼 이제는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시내에서 동명으로 향하는 730번 버스 안에서 만난 안홍균(23) 씨도 "이제는 마스크를 아예 안 낄 것"이라며 "그동안 습기 때문에 안경도 제대로 못 쓰는 등 힘든 점이 너무 많았다"고 토로했다.
개방형 약국들도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를 반겼다. 마트·역사 등 대형시설에 입주한 개방형 약국도 이날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에서 해제됐다. 처방·조제보다 일반의약품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반월당역 지하상가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이병숙(79) 씨는 "지금까지는 지침이 애매해 우리도 손님들에게 어떻게 안내해야 할지 망설였는데 오히려 다행"이라며 "여전히 많은 손님들이 마스크를 쓴 채로 들어오기 때문에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등을 체감하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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