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 시진핑과 러 푸틴의 만남, 신냉전 구도 강화하나?

20일부터 2박3일 동안 러시아 모스크바 방문
사회주의 체제 두 대국간의 만남, 자유 전선에 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사회주의 강대국 두 축을 이루고 있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만난다. 시진핑 주석은 20일부터 2박3일 동안 모스크바에 머물며, 비공개 양자 회담(20일) 및 공식 정상회담(21일)을 갖는다. 이 만남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17일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으로 대표되는 자유 진영으로부터 고립을 탈피해, 같은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과의 동맹을 더욱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역시 미국과 1대1 대결보다는 러시아와 힘을 함쳐, 공동전선을 형성하는 모습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패권주의에 맞서겠다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상대국 매체에 기고문을 싣고 미국의 패권주의에 각을 세웠다. 20일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를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매체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패권, 패도, 괴롭힘 행태의 해악이 심각하고 엄중해 세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지금 세계는 백 년간 없었던 큰 변화의 국면에 처해 있다"며 "평화·발전·협력·공영의 역사적 흐름은 막을 수 없고, 세계 다극화·경제 글로벌화·국제관계 민주화의 대세는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중국 인민일보에 보낸 기고문에서 "서방 집단은 끊임없이 상실해가고 있는 지배적 지위에 점점 더 절망적으로 집착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도박의 판돈으로 삼는다"며 역시 미국을 겨냥했다. 이어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이중억제' 정책을 채택하고, 미국의 지령에 굴복하지 않는 모든 나라를 억제하려 하는 행태가 갈수록 횡행하고 있다"며 "국제 안보와 협력의 틀이 허물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까지 합세, "공공의 적, 미국"

미국 자유 진영에 맞설 국가면 다 뭉치는 분위기다. 북한도 미사일로 미국을 위협하는 국가로 중국과 러시아를 든든한 형제국으로 여기고 있다. 이란은 중국과 러시아가 결성한 안보 협력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가입을 코앞에 두고 있고, 중국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 복원을 중재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기 위해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을 대량 공급하는 등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미국에 맞서는 이유는 나라별로 차이가 나지만, 큰 틀에서 일국 패권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유럽에 2차 대전 이후 가장 큰 전쟁을 일으켰으며, 중국은 세계 무역시장에서 미국과 경쟁하고 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독재적이고 호전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란도 핵 개발을 계속하며 중동의 미국 동맹들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 플레처대 드렌즈너 교수에 따르면 미국에 대항하는 현실판 '리전 오브 둠'이 결성된 것. '리전 오브 둠'은 미국 'DC 코믹스'에 등장하는 악당 무리로, 슈퍼맨 등 '저스티스 리그'와 대립하는 '빌런' 캐릭터들을 말한다. 드렌즈너 교수는 "이런 상황은 미국이 모든 적을 하나의 바구니에 넣고 생각하는 편견을 되풀이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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