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속도가 붙은 대구 서문시장 4지구 복구사업이 시공사 선정 단계에서 주춤한 모양새다. 다만 서문시장 4지구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은 4~5개월 안에 시공사를 선정하면 예정대로 상가 건립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조합은 이달 말 대의원 회의를 열고 '서문시장 4지구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 계획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앞서 조합은 지난 1월과 지난달 두 차례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했지만 참여 업체가 없어 모두 유찰됐다.
조합은 대의원 회의에서 입찰 조건 완화 방안을 논의한 뒤 내달 초순 입찰 재공고를 내고, 재공고 때도 참여 업체가 없으면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 특성상 점포들이 문을 여는 낮에는 공사하기 힘들어 야간을 활용해야 하고, 먼지나 소음 등으로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시공 업체들이 참여를 주저한다고 조합측은 보고 있다. 4지구가 서문시장 한복판에 있어 장비 반출입이 어려운 점도 유찰 원인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조합 측은 시공사 재입찰이 진행된다면 늦어도 내년 1분기까지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상가 건축에 돌입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지구 정비사업은 건축심의 등을 통과하고 사업시행계획인가, 관리처분 등 행정 절차를 남겨둔 상태다.
김홍관 조합장은 "사업 진행이 늦어지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 사업시행계획인가와 관리처분 절차를 진행하면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어 아직 4~5개월 정도 여유 시간이 남아 있다고 본다"면서 "4지구가 완공되면 서문시장 전체에 활기를 되찾을 중심이 될 거다. 시장 발전과 활성화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합 측이 계획하는 새상가는 4천735㎡ 부지에 지하 4층~지상 4층, 연면적 2만9천933㎡ 규모다. 점포 1천여 개가 입점할 수 있는 크기다. 지하 2층부터 지하 4층까지는 주차장으로 조성하며, 완공 목표 시기는 2026년이다.
원단과 의류, 침구류 취급 점포가 모여 있던 4지구에서는 6년여 전인 2016년 11월 30일 오전 2시쯤 큰불이 났다. 점포 679곳이 모두 탔고, 469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기존 상가는 이 화재로 30%가량 붕괴했고, 이후 시행한 안전진단에서 사용 불가 상태인 E등급 판정을 받아 2017년 철거했다. 당시 삶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은 대체 상가 '베네시움' 혹은 노점상에서 영업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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