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셋째주, 대구 곳곳에서 다채롭고 풍성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미술 작품으로 봄 기운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갤러리청애 '강종열 개인전'(3월 23일~4월 23일)
개관 7주년을 맞은 갤러리청애(대구 수성구 화랑로2길 43)가 동백꽃 그림의 대가인 허주 강종열 작가의 전시를 열고 있다.
작가는 동백의 원형적 인상과 호흡을 잡아내기 위해 전국의 유명한 동백 군락지들을 다 찾아다녔다.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수없이 피고 지는 동백의 숨소리를 듣는다. 피는 것도 고요, 지는 것도 고요라는 것, 고요는 결국 시간의 깊이임을 알게 된다.
또한 작가는 동백이 한국인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내는 꽃이 지닌 단단함과 생명력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의 화폭에서 동백은 마음껏 만발했다. 자연이 잠시 한 템포 쉬어가는 추운 계절에 오히려 선명하게 빛을 발하는 강인한 생명력과 어정쩡하지 않은 절개, 단호하면서도 품위 있는 동백꽃의 기개를 그의 감각으로 그려냈다.
강 작가의 작품은 자연 풍경을 그린 구상화지만, 단지 대상의 외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상을 빌려 그 이면에 있는 신비스럽고 묘한 기운을 발산한다. 그림 속 동백은 붉은색과 초록, 파란색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뜨거운 생명의 환희, 쿵쾅거리는 심장박동을 붉은 동백에서 느낄 수 있다.
한편 강 작가는 국·내외 개인전 100여 회와 단체전 600회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장을 역임했다. 바티칸의 교황도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053-756-6555.
◆환갤러리 '류지헌 개인전'(3월 14일~31일)
류지헌 작가가 '유리 조각에 남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환갤러리(대구 중구 명륜로26길 5)에서 개인전을 펼쳐보이고 있다.
흔히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면 액자를 만들고 유리를 끼운다. 작가는 그 유리를 오브제로 삼아, 유리 조각으로 캔버스를 채우는 방식으로 새롭게 해석했다. 채색한 표면 위를 빼곡히 채우는 작은 유리 조각들은 빛의 이동에 따라 난반사되면서 다채로운 색으로 표현되고, 깊이감은 배가 된다.
작가는 "회화의 실체는 결국 캔버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캔버스가 없다면 우리는 그림을 그릴 생각 자체를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그림의 시작과 끝은 캔버스인 셈이다. 작가는 캔버스가 품고 있는 내용을 끄집어내는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053-710-5998.
◆봄갤러리 '이팔용 초대전'(3월 20일~29일)
이팔용 작가의 27번째 개인전이 봄갤러리(대구 중구 서성로 21)에서 열리고 있다.
돌을 통해 순수한 행복이 넘쳐나는 아름다운 세상, 즉 현실의 이상향(유토피아)을 실현코자 하는 작가의 소망을 느낄 수 있는 작품 25점이 전시 중이다.
작가는 기하학적으로 배치되고 평면적으로 구성된 돌들의 틈을 통해 또 다른 빛의 공간을 창출한다.
사실성을 높여주는 3차원적 공간 묘사 대신, 돌의 표면 질감에 집중하는 2차원적인 묘사가 작업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대상의 재현이나 반영보다 무수한 작은 점을 찍어서 형상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정교하게 묘사한 돌의 표면 이미지와 그 돌들 사이의 공간(빛)을 단순하면서 과감한 화면 구성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053-622-8456.
◆달서구미술협의회 정기전(3월 24일~31일)
대구 달서구미술협의회가 2023 정기전 '한마음아트페스티벌'을 달서아트센터 달서갤러리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달서구미술협의회 회원과 대구장애인미술협회 회원이 함께 참여해 지역 미술문화의 발전을 도모하고 소통하는 자리로 마련됐으며, 부대 행사로 장애 미술인을 돕는 자선행사도 함께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추영태 달서구미술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96명의 작가가 참여해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회 오프닝은 오는 24일 오후 5시 30분 달서갤러리에서 열린다.
◆수갤러리 '매화를 넘어 봄날을 거닐다'(3월 21일~4월 11일)
시민 개방형 복합문화공간인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본부(K-water) 2층 '수갤러리'(대구 북구 중앙대로 500)가 첫 전시를 선보인다.
앞서 K-water와 대구미술협회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매월 단체 기획전과 개인전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매화를 넘어 봄날을 거닐다'에는 봄과 꽃 등을 주제로 한 서양화, 한국화, 수채화, 사진 등 순수미술 작품 40여 점이 전시된다.
참여 작가는 곽라은, 김선영, 김성조, 김외란, 김주호, 김혜란, 김희라, 남혜경, 모기홍, 민경옥, 박경희, 박기현, 박성희, 박소령, 박영옥, 박종경, 서규식, 손병기, 송선영, 송호진, 신문광, 양진호, 이병철, 이인석, 이정란, 이태희, 장경선, 전옥희, 전일명, 진미숙, 최애리, 최인호, 최재숙, 최지훈, 최진숙, 한영수 등 30여 명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최봄보리 작가는 "작가들이 맑고 순수한 시선에서 바라본 봄 향기를 전시장을 방문한 이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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