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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구미술관 소장 고서화 위작 논란…진위 여부 조사 중

김태우 대구시의원 문제 제기
석재 서병오·긍석 김진만 작품 각 1점…감정 결과 다음주 중 나올 듯
전문가들 “해당 작가, 시장에 위작 많은 편…위작 가능성 배제 못해”

대구미술관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미술관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미술관이 소장하는 일부 고서화에 대해 위작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대구미술관이 감정 평가를 통해 해당 작품의 진위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대구미술관은 "최근 감정평가 기관 등에 의뢰해 석재 서병오와 긍석 김진만의 작품 1점씩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정확도를 높이고자 2곳 이상에서 감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내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21일 밝혔다.

다만 정확한 작품명과 수집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구미술관 관계자는 "현재 해당 작품은 홈페이지 소장품 코너에서 내려진 상태"라며 "작품 명성에 흠집이 생길 수 있기에 감정 결과가 나오면 작품명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대구미술관이 해당 작품들의 감정에 착수한 것은 지난달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업무보고에서 김태우 대구시의원(문화복지위원회)이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김 의원은 관련 전문가로부터 해당 작품이 인장 등의 문제로 위작으로 의심된다는 제보를 받고, 대구미술관 측에 이를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해당 작품들의 위작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구의 한 고서화 감정 전문가는 "시장에 유통되는 일제강점기 서예나 서화 작품은 위작이 많은 편이다. 특히 석재의 작품은 당대에 값이 높아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고미술품의 경우 지질(紙質)과 인감, 심지어 인주까지 종합적으로 감정해야 한다"며 "그러한 부분을 하나라도 간과했을 때 미술관에서도 위작을 제대로 거르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대구미술관은 해당 작품 감정에 착수하면서 다른 고서화 작품 8점도 진위 의심 가능성과 상관 없이 감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미술관 관계자는 "감정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예산 범위 내에서 일단 순차적으로 감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구가 배출한 천재 서화가로 불리는 석재 서병오(1862~1936)는 시(詩)·서(書)·화(畵)에 뛰어난 근대 한국 서화계의 거목이며, 석재의 수제자인 긍석 김진만(1876~1933)은 문인화가이자 독립운동가로 널리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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