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국내 영화관은 외화 재개봉작들이 장악하고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명작부터 타이타닉까지 재개봉작들이 박스오피스를 엎치락뒤치락하지만 정작 한국영화는 역대급 부진의 길을 걷고 있다.
◆타이타닉 개봉 첫주 15만 관객 돌풍
외화 재개봉 열풍은 올해 초부터 불었다. 1, 2월 월트 디즈니사의 선물 공세가 이어졌다. 1월 CGV는 뮬란, 겨울왕국, 주토피아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 명작을 재개봉했고 2월 월트디즈니사는 타이타닉 개봉 25주년을 기념해 4K 3D 리마스터링 버전의 타이타닉을 재개봉했다.
영화권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8일 개봉한 타이타닉은 개봉 첫 주말에만 15만3천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2월 한 달간 타이타닉은 누적관객수 137만 명을 기록하면서 2월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워낙 유명한 명작인 만큼 이를 극장에서 직접 확인하고자 한 20대 관객층과 어린 시절 타이타닉을 봤던 30대 관객들이 흥행을 이끌었다.
3월은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에올)의 차트 역주행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에에올은 지난 13일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다 부문 수상을 하며 다시 흥행을 일으키고 있다. 에에올은 주연 배우 양자경이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작품 ▷감독 ▷각본 ▷편집 ▷여우조연 ▷남우조연 등 7관왕에 오르며 올해 최다 수상작이 됐다.
이를 기념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으로 재개봉한 해당작은 21일 기준 박스오피스 6위로 기존 7위에서 한계단 상승했다.
4월은 경극을 사랑한 두 남자의 사랑과 질투를 그린 희대의 명작 '패왕별희'가 다시 관객을 찾는다. 장국영이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중국배우 장궈룽의 사망 20주기를 맞아 배급사 제이엔씨미디어그룹는 다음달 1일 재개봉을 예고했다. 패왕별희는 1993년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는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25개 부문 수상, 9개 부문 노미네이트 되는 기록을 세웠다.
◆설 이후 한국영화 부진 이어져
그러나 한국영화는 갈수록 부진의 길을 걷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발표한 '2023년 2월 한국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영화 2월 관객 점유율은 19.8%, 매출액 점유율은 19.5%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영진위가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가동한 2004년 이후 2월 최저치다.
한국영화 2월 관객 수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 2월의 7.4% 수준인 127만 명에 그쳤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지난해 2월보다도 7.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부진의 원인으로는 흥행 실패와 외국영화의 높은 성적이 꼽힌다. 올해 설 연휴에 개봉한 국내 영화 교섭, 유령의 누적 관객 수는 각각 172만여 명, 66만여 명을 기록하면서 2월까지 흥행을 이어가지 못했다. 반면 외국영화는 지난달 매출액 556억원, 관객수 515만 명을 모아 국내영화보다 4배 이상 높은 성적을 냈다.
영진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2월은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한국영화가 흥행하는 시기로, 국내 영화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저조했다. 2월 15일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를 한국 영화가 피하면서 2월 한국 영화 라인업에 공백이 생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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