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본 14년 만의 WBC 우승…시작과 끝 모두 '오타니 쇼'

9회말 병살·삼진으로 마무리 미국과 결승전 3대2 역전승
오타니 타자로 1홈런·8타점, 투수로 2승 평균자책점 1.86
"전 세계가 야구를 더 좋아하길"…투타 완벽한 활약 MVP 수상
"정말 꿈꾸던 곳, 다음 WBC도 기량 유지해 나서고 싶다"

Japan players celebrate after defeating the United States in the World Baseball Classic championship game, Tuesday, March 21, 2023, in Miami. (AP Photo/Wilfredo Lee)
Japan players celebrate after defeating the United States in the World Baseball Classic championship game, Tuesday, March 21, 2023, in Miami. (AP Photo/Wilfredo Lee)

22일 2023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 대표팀 우승의 주역 오타니 쇼헤이가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연합뉴스
22일 2023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 대표팀 우승의 주역 오타니 쇼헤이가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연합뉴스
[그래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역대 우승팀 연합뉴스

야구 만화 주인공의 서사도 이보다 재미날 수 있을까.

일본 야구대표팀의 14년 만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 시작과 끝에는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있었다.

일본의 2023 WBC 우승을 향한 여정은 제1선발로 나선 오타니의 투구로 시작했고,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도 오타니에 의해 이뤄졌다.

대회 우승과 함께 MVP 수상의 영예를 안은 그는 "전 세계가 야구를 더 좋아하길 바란다"는 소감을 남기며 큰 울림을 전했다.

오타니는 22일 끝난 2023 WBC에서 타자로 7경기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 10볼넷을 기록했고 투수로 3경기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를 기록해 WBC 역사상 '투타' 모두에서 완벽한 활약을 펼친 선수로 남게 됐다.

오타니는 MVP를 수상한 뒤 "정말 꿈꾸던 곳이다. 매우 기쁘다. 일본 대표 선수들과 함께해 즐거웠다. 이제 각 팀으로 돌아가야 하니 다시 외로울 것 같은 기분도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전 세계 다른 나라에서도 야구가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이번 대회가 그 첫 걸음이 됐길 바란다. 그런 마음이 동력이 돼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4강전을 앞두고 오타니는 "아쉽게 탈락한 대만이나 한국이 우리(일본)가 우승하면 '다음번엔 우리도'라는 마음을 갖지 않을까 한다. 앞으로 야구의 주목도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승리의 다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일본과 미국의 결승은 9회말 마지막 승부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일본의 마무리투수로 나선 오타니는 3대 2로 근소하게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고 선두 제프 맥닐을 만나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무키 베츠를 병살타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우승까지 아웃카운트가 1개 남은 상황에서 오타니는 미국 최고의 타자이자 에인절스 팀 동료인 마이크 트라우트를 맞이했다. 이번 대회 가장 기대를 모았던 두 슈퍼스타의 '꿈의 매치'가 가장 결정적인 순간 성사된 것이다.

오타니는 마지막 결정구인 슬라이더를 던져 트라우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글러브와 모자를 그라운드에 벗어 던지며 포효한 뒤 동료들을 얼싸안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9회 등판했을 때) 긴장은 했지만, 다행히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트라우트를 상대해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그래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역대 우승팀 연합뉴스

일본은 초대 대회인 2006년과 2회 2009년에 이어 통산 3번째 WBC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메이저리거들뿐만 아니라 일본프로야구(NPB)의 투수 사사키 로키,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신인왕 출신 오타 다이세이, 준결승전 극적인 끝내기 안타와 결승전 솔로 홈런을 터뜨린 무라카미 무네타카 등 20대 초반의 선수들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다음 WBC에서도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막강한 전력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타니는 다음 WBC 출전 여부에 대해 "나가고 싶다. 내 실력이 일정한 수준에만 계속 머물러준다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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