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현덕 교수의 골프산업] <9>넷플릭스 풀스윙 & 업계 종사자

다양한 미디어 레슨 등장으로 티칭 프로 설 자리 없어
비정규직 형태의 티칭 프로와 캐디 등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어느덧 시즌4를 맞이하고 있는 인기 골프 예능 프로그램
어느덧 시즌4를 맞이하고 있는 인기 골프 예능 프로그램 '골프왕'. TV조선 제공

최근 OTT(Over-The Top media service: 셋톱 콘솔없이 인터넷을 통해 전달되는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의 대표기업인 넷플릭스를 통해 풀 스윙(Full Swing) 에피소드가 방영됐다. 유년기부터의 벗이자 여전한 라이벌 관계인 조던 스피스와 저스틴 토머스의 라이벌 스토리, 슬럼프 극복을 위한 브룩스 켑카의 지옥 훈련 스토리, 지난해 말 골프산업의 가장 큰 이슈였던 리브골프(LIV Golf) 인터내셔널과의 계약에 대해 세간에서 주목하는 선수들과 그들의 뒷얘기 등 정말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가득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골프를 잘 치는 스타 연예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예능 프로그램 '골프왕'은 벌써 시즌4를 맞이하고 있다. 이 모두 팬데믹 시대 골프 흥행과 더불어 일구어낸 골프 미디어 콘텐츠의 성장과 변화의 증거가 아닐까 생각한다.

골프를 시작한 젊은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골프 스윙 메커니즘에 대한 엄청난지식을 섭렵하고 있다. 이미 골프 레슨서 몇 권의 분량은 꿰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골프 콘텐츠의 양적/질적 성장은 자의든 타의든 골프산업에서 레슨(교육)을 담당하는 프로골퍼들에게 더 높은 전문성을 요구한다.

미디어 레슨 콘텐츠 시장의 성장으로 프로들간의 고객 유치에 대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레슨만으로 생활을 유지하기에는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름 꿰나 있고, 입소문으로 알려진 티칭 프로에게 편중되는 모습조차 볼 수 있다.

프로 골퍼라면 대한민국 대표 스포테이너(스포츠와 엔터테이너의 결합한 신조어)로 각광받고 있지만, 그 속내를 보면 웃픈 현실들이 존재한다. 프로 골퍼를 포함한 스포츠지도자들의 처우를 보장할 법령과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개별 고용되거나 개인 사업자 형태로 골프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들의 레슨(노동)에 대한 대가는 개인적으로 지급받아 의도치 않은 소득세 탈루가 이뤄지기도 한다. 노동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인 '의료보험'조차 들지 못하는 경우도 적잖이 볼 수 있다.

'만신창이가 된 인권', 한 만취 고객의 만행으로 무릎까지 꿇은 한 캐디. SBS보도 캡처

이를 개선해 보고자 대한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과 같은 대표적 스포츠기관들은 은퇴 대표선수를 위한 장학금, 생활 및 교육지원과 같은 기금지원 사업을 수년째 운영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골프산업에 종사하는 대표 집단인 프로골퍼와 캐디 종사자 모두는 '노동인권' 취약계층임에는 분명하다.

고용률의 일시적 상승이 아닌 골프 관련 직무가 평생직장이 될 수 있도록, 그를 위한 선순환 구조가 무엇일지 골프산업 내 모든 이해관계자 집단의 협업과 논의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운동선수와 관련한 정부와 유관기관들의 제도적 장치는 인권침해(성희롱,성폭력,학생선수 학습권)에 대한 이야기로만 가득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로 인해 인권보호와 학생 운동선수들의 권리신장을 위한 노력이 일구어낸 사회적 변화는 무시할 수 없다.

이제는 우리도 스포츠, 특히 골프 관련 종사자들을 위한 다양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운동 선수들과 골프산업 종사자들의 생애 주기별 인권보호 및 생활 보장을 위한 섬세한 고민이 필요하다.

계명대학교 스포츠마케팅학과 교수(한국프로골프협회 소속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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