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혁신일까? 'GPT' 활용 명과 암

"삶 확 바뀔 것으로 기대" VS "아직은 우려가 더 많아"
전문가, 범용 AI 활용한 GPT 성능 확대 해석 'NO'

지난 14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더욱 똑똑해진 업그레이드 버전이 공개됐다. 오픈AI 유튜브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산업계와 유통업계, 공공기관 등 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관심사다. 업무 효율과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것이란 기대가 높은 가운데 일각에선 편향적 정보제공으로 인한 윤리적 문제 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GPT가 대중에 널리 알려지면서 일명 인공지능 캄브리아기(지구상에 다양한 동식물들이 폭발적으로 등장한 시기)가 도래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서막을 연 건 인공지능 개발 업체인 오픈AI사의 '챗GPT'다. 현재 전세계가 열광하고 있는 챗GPT는 2017년 구글이 처음으로 개념화한 GPT의 언어모형을 서비스화 한 것이다.

이에 질세라 지난 21일(현지시간) 구글도 대화형 인공지능(AI) 바드(Bard)를 출시하면서 GPT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게임체인저 GPT 삶을 확 바꿀것 '기대'

게임체인저로 등장한 GPT를 환영하는 입장에서는 업무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여 경제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 혁신도시 내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홍보 등 다양한 곳에서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등이 빠르게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구 지역 모바일 게임업계 관계자도 "아직 실무에 투입하기엔 오류가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금은 캐릭터 이름을 지을때 참고하는 정도로 활용 중이지만, 활용만 잘한다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GPT를 활용한 AI 챗봇은 비교적 고객 응대 업무의 비중이 높은 유통업계에서 발빠르게 도입하는 모양새다. 업계는 앞으로 AI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 마케팅 등 서비스 수준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응대를 위해 챗봇을 사용하는데, 단순한 설명에서 나아가 구체적인 답변도 제시할 수 있다는 데 기대가 크다"며 "다양한 GPT 서비스가 나오면 비교 후 도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업무 맡기기엔 불안해

이에 반해 신뢰성 확보가 어렵고, 편향적 정보를 제공하는 등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특히 업무 활용에 있어 아직까지 상당한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적지 않다.

대구 한 백화점 관계자는 "개발에 예산이 들어가니 아직 도입 계획은 없고 업계 동향을 지켜보는 정도"라며 "만약 도입한다면 고객 서비스 센터를 통해 상담을 제공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정보화사회진흥원 한 연구원은 "당장 서비스를 하더라도 시스템 구축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서비스화하긴 부담된다"며 "특히 편향적인 데이터 문제는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할 문제다. 기능 개선과 시행착오를 통해 좋아질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업주 입장에선 한번의 실수로 간판을 내리게 될 수도 있어 매우 조심스럽다"고 했다.

대구연구특구개발진흥재단 관계자는 "업무 감축을 기대해 도입했었다. 어느정도 도움이 되긴 했었지만, 사실 지원 사업 등의 경우 다양한 질문에 대응해야 하다보니 직접 사람이 하는 것보단 만족도가 다소 떨어지기도 했다. 또한 활용도에 비해 비용이 비싼 점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질문에 대답하는 챗GPT. 오픈AI 챗GPT 캡처

◆AI로 만든 GPT 만능? '왜곡 우려'

국내외 전문가들은 GPT모델에 대한 과도한 해석과 평가는 지양해야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찬경 경북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말을 잘하는 것과 똑똑한 것은 다른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똑똑한 인공지능인 것처럼 과도하게 왜곡된 것이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출시한 챗GPT가 똑똑하다고 보는 것보다 그럴듯하게 말을 잘하는 것과 같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에 적용할 GPT를 직접 만드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작업이라 쉽지 않고, 챗GPT와 같은 범용 프로그램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특수한 상황에 활용하는 것은 더 어려울 것"이라며 "화려한 언변에 현혹돼 본연의 목적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기업용 인사·재무 관리 클라우드 기업 워크데이의 아시아태평양·일본(APJ) 지역 데미안 리치 최고기술책임자(CTO)도 23일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챗GPT가 화제가 되긴 했지만, 저희가 볼 때는 '꼬마' 정도"라며 "10년 전부터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기계학습)에 투자해 정확한 기업 의사결정을 도와 왔다"고 밝혔다.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진은 챗GPT가 미국 대입시험에서 상위 10% 성적을 기록했다고 홍보하자 "시험을 잘 본 것은 앞서 훈련받은 정보를 토대로 치렀기 때문이며, 이는 미리 시험지를 읽어본 뒤 시험을 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일명 '컨닝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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