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는 긴축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30원 가까이 급락하며 1,270원대 후반에 마감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9.4원 하락한 1,278.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4일(1,269.4원)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았다. 일일 낙폭 기준으로는 지난해 11월 11일(59.1원) 이후 가장 컸다.
이날은 시작부터 하락세가 뚜렷했다. 시작할 때부터 전날보다 9.7원 내린 1,298.0원에 개장했다. 이후 점차 낙폭을 키워 오후 중에는 1,276.5원까지 떨어졌다.
환율이 이처럼 급락한 건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영향이다. 연준은 22일(현지시간)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4.50∼4.75%에서 4.75∼5.00%로 0.25%p 올렸다. 이날 공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의 올해 금리 전망치도 5.00∼5.25%(중간값 5.1%) 수준으로, 지난해 12월 점도표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정례회의 직후 "경제 방향이 불확실해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연준은 이번 정책결정문에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는 문구를 '일부 추가 긴축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로 바꿨다. 시장이 미국의 통화 긴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기대에 부풀게 한 셈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평가되는 성명서 내용은 5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되거나 0.25%p 추가 인상 이후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면서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지난 2주간 은행 시스템에서 일어난 일들이 가계와 기업의 신용여건 경색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신용경색이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과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발언한 내용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 같은 기대에 국내 유가증권시장은 상승세로 마무리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7.52p(0.31%) 오른 2,424.4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397.91까지 내려갔지만, 금리 인상이 5월에 끝날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달러 약세로 외국인 투자자들도 매수세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 9~15일(5거래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953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최근 5거래일(16~22일)에는 664억원을 순매도하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그리고 이날은 상황을 반전, 2,143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기관도 이날 2,149억원을 순매수 했다. 반면 개인은 4,121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장중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세로 돌아섰음에도 이차전지주가 급등에서 급락으로 추락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4p(0.15%) 하락한 812.1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90p(0.73%) 내린 807.53으로 출발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74억원, 639억원을 사들였고 개인은 1,616억원을 팔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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