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우물 안 개구리의 죽창가

이대현 논설실장
이대현 논설실장

정중지와(井中之蛙). 우물 안 개구리를 일컫는 말이다. '장자' 추수 편에 우물 안 개구리 얘기가 나온다. 황하가 가장 넓은 줄로 알았던 황하의 신 하백이 끝없이 뻗어 있는 동쪽 바다를 바라보며 북해의 신 약에게 말했다. "내가 여기를 와 보지 않았으면 식자(識者)들의 웃음거리가 될 뻔했소." 그러자 약이 말했다. "우물 안의 개구리에게 바다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오. 자기가 사는 곳에 구애받기 때문이 아니겠소? 한쪽만 아는 사람은 도(道)를 알 수 없을 것이니 그건 자기가 배운 것에 속박되기 때문이오. 이제 그대는 좁은 지역을 나와 바다의 광대함을 알았으니 비로소 그대와 더불어 진리에 대해 이야기해도 좋게 되었다는 것이오."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에서 보이는 하늘만 하늘로 인식한다. 하늘의 넓이를 우물만큼의 넓이로만 이해한다. 이 때문에 맹목적인 판단과 비판을 하기 쉽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거나 세상 물정을 모르는 까닭에 진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 및 대일 정책에 대한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의 공세를 보며 우물 안 개구리를 떠올리게 된다. 사실 관계를 왜곡하는 것은 물론 한·일 관계와 지금의 국제 정세를 도외시하기 때문이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신들이 보는 하늘이 하늘의 전부인 것으로 알면서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발언들을 쏟아낸다.

특히 이 대표는 "자위대 군홧발" "일본 하수인" "망국적 야합" 등 자극적 표현을 동원해 윤 대통령을 공격하고 있다. 야당 대표로서의 품격은 팽개치고 침소봉대의 궤변을 쏟아낸다. 무조건 반일(反日)하자는 말로 들릴 뿐이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는 경제 도약의 전기가 됐고,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한·일 관계를 진전시켰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망각한 채 이 대표와 민주당은 미국·일본 등 자유 진영에서 한국이 외톨이가 되자는 식의 주장을 펴고 있다. 한·미·일 협력에서 벗어나면 국가 생존이 불투명하다. 대학생 때 책 몇 권을 읽으면서 머리에 박힌 반일 감정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이 대표와 민주당 인사들은 '죽창가'만 부르고 있다. 언제까지 우물 안 개구리들의 죽창가를 들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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