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구미술관 관장 채용 서류 접수가 지난 24일 마감되면서 지역 미술계가 신임 관장의 자질에 어느 때보다 주목하고 있다. 최은주 전 관장이 연임 3개월 만에 서울시립미술관장 공모에 지원한 것이 알려지며 불명예 사퇴한 데 따른 여파로 보인다.
미술 업계 종사자, 작가 등은 무엇보다 '전문성'이 선임의 중요한 잣대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력과 경력을 갖추고, 해외 네트워크도 확보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옥렬 현대미술연구소 소장은 "미술관 관장의 역량과 비전에 따라 한 도시의 미술문화가 갖는 격과 수준이 달라진다. 미술관은 대중뿐 아니라, 전문적인 미술인에게도 안목을 자라게 하는 곳"이라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춰 미디어아트 등으로 확장하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의 한 작가는 "국제적 네트워크가 있어 글로벌하고 다양한 전시를 선보일 수 있는 역량을 가졌으면 한다. 더불어 이전에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는지, 미술계 평판은 어떤지도 심사과정에서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구미술관 개관 초기부터 찬반 의견이 분분했던 지역 출신이 관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 역시 숙지지 않고 있다. 한 지역 작가는 "대구미술관에 가면 적어도 대구 미술에 관한 정체성을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설립 당시의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제는 지역 미술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사람이 이끌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30년간 지역 미술계에서 일해온 한 관계자는 "대구는 어느 도시보다도 미술에 대한 역사가 깊고 수준이 높다. 그러한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지역 미술인을 아우르는 정도라면 역량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대구미술관 개관 12주년이며 관장은 벌써 5대째다. 2019년 관장 공모 때도 3차례 재공모하는 등 바람 잘 날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대구미술관에 갖는 애정과 관심이 큰 만큼 좋은 인물이 선임됐으면 한다. 광역시 미술관 중에는 대구가 규모와 예산이 나쁘지 않은 수준이고 곧 간송미술관 건립, 부속동 리모델링 등 발전할 사안들이 있는 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눈독 들이는 인물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29일 서류 합격자를 발표하고 4월 4일 면접을 진행한다. 이어 4월 5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며 13일 임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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