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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제발 수저 타령 그만하세요

쉬운 환경은 없다. 끝까지 매달려라. 사진 pixabay
쉬운 환경은 없다. 끝까지 매달려라. 사진 pixabay

흙수저. 흙으로 만든 수저. 수저계급론에서 비롯되어 저소득층을 표현한다.

나무위키에서 말하는 흙수저의 정의이다. 반대말로는 금수저, 핵수저 등이 있다. 지금이 조선시대인지 2023년인지 모르겠다. 그때는 양반과 상놈으로 나뉘었는데 지금은 흙수저와 금수저로 나뉜다. 하지만 이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는 앞쪽칸 사람들의 탄압을 받는 꼬리칸이 등장한다. 기생충에서 자주 등장하는 선(line)도 이와 유사하다. 꼬리칸과 선은 자본주의 사회의 보이지 않는 신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어느새부터인가 흙수저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청년들이 많아졌다. '비록 저는 흙수저 출신이지만…' '나 같은 흙수저는 엄두도 못 내는 일이야'와 같은 말들이다.

하지만 여기 자신은 무슨 수저인지 알지도 못한다는 기업의 회장이 있다. 바로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이다.

승자의 언어: 실패라는 단어는 없어요. 포기할 뿐이지.

승자는 상황 탓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황을 이용한다. 시가총액 22조 원의 기업을 이끄는 서정진 회장의 경우이다. 그는 태어나보니 아버지가 연탄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추억은 연탄 배달을 했던 것으로 가득하다. 조 단위의 회사를 운영하는 회장의 어린 시절의 모습이라니 잘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그는 만 32살에 대우그룹의 임원이 된다. 김우중 회장의 지시였지만 대기업 임원이 되기에는 매우 어린 나이였다. 서정진 회장의 기개를 알아본 김우중 회장은 60대 운전기사까지 서 회장에게 붙여주는 파격적인 대우를 했다. 하지만 대우는 IMF의 직격탄을 받고 그는 그것을 책임지기 위해 사표를 쓰고 만다. 그리고 새로운 일에 뛰어든다. 보통 대기업을 퇴사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고 하면 어떤 피드백을 받을까? "정말 멋진 생각이야! 너의 용감한 도전을 응원해"라는 말은 귀를 씻고 찾아도 들을 수 없었다.

당신의 친구가 마흔 중반에 하는 일을 관두고 새로운 일을 한다면 뭐라고 하겠는가? 서정진 회장은 45세에 창업에 뛰어들었다. 당신의 동생이 사업에 실패했다고 하면 뭐라고 하겠는가? 서정진 회장은 '실패'라는 단어는 없다고 말한다. 단지 어려울 뿐이라고 한다. 어려운 것은 자고 일어나 내일 다시 하면 되는 일이라 말한다. 창업할 돈이 없다고 걱정이라면 뭐라고 하겠는가?

서정진 회장은 2000년에 5,000만 원 가지고 시작했다. 물론 지금도 그 돈은 크지만 레버리지로 판단한다면 정말 작고 소중한 돈이 아닐 수 없다. 5,000만 원으로 수 조를 벌었으니 말이다. 돈이 있으면 조금 편할 뿐이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서정진 회장이 창업을 할 때 들었던 말들은 지금 우리가 자주 내뱉는 말과 다르지 않다. '늦었어', '넌 그 일에 전문가가 아니야'. ' 돈이 없잖아' 등이었다. '늦었다'라고 하길래 그는 단 하루도 그냥 살지 않았다고 한다. '전문가가 아니잖아'라고 하길래 생명공학과, 약학과, 의학을 독학해버렸다. '돈이 없다'라고 하길래 가진 재산 모두 털어서 도전해 버렸다. 안된다는 말은 모두 핑계일 뿐이라고 한다.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할 때 부정적인 말을 쏟아내는 사람들에게 나는 말하고 싶다. 당신은 나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고 말이다. 당신과 내가 흙수저라면 연탄가게에서 시작한 서정진 회장은 무슨 수저일까? '수저라는 게 있긴 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승자는 상황에 머무르지 않는다. 상황을 이겨내는 방법을 찾는다. 어쩌면 서정진 회장에게 수저색은 중요하지 않았는지 모른다. 수저색은 이미 과거의 이야기이고 오늘 노력한다면 자신의 수저색을 조금씩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듯 우리가 수저색을 선택할 수도 없다. 그것은 타고나는 것이다. 하지만 태어난 대로 살아야 한다면 삶의 의미가 있을까? 우리는 얼마든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라 두려운가? 금융 지식이 없어서 두려운가? 지금보다 공부하기 좋은 시절이 있을까? 중앙도서관에 가면 한 번에 10권이나 되는 책을 무료로 대여할 수도 있다. 유튜브 컨텐츠의 퀄리티도 좋아져 저명한 인사들의 강의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노력해도 안 되는 세상이라고? 천만에! 서정진 회장이 바로 그 증거이다.

패자의 언어: 헬조선에서 태어나는 바람에…

흙수저만큼이나 자주 듣는 단어가 있다. 바로 '헬조선'이라는 단어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것을 매우 불운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자주 뱉는 언어이다. '내가 헬조선에서 태어나지만 않았어도', '헬조선에서 무슨 자수성가야' 등의 말을 한다.

나는 미국 유학 후 한국에서 영어 과외를 한 적이 있었다. 주로 중고등학생을 가르쳤는데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친구들이 꽤 있었다. 신기하게도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한 번도 해외에서 태어난 적이 없다는 경험이었다. 더욱 신기한 것은 해외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너는 해외에서 태어난 적도, 살아간 적도 없는데 왜 한국을 헬조선이라 부르니?'라고 물어보면 '그걸 꼭 태어나봐야 아나요 선생님?'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천조국이라 불리는 미국에서 유학했지만 한국만큼 일처리가 빠른 나라를 본 적이 없다. 인터넷을 신청하면 15일이 걸려서야 기사가 방문했고 그마저도 설치를 안 해주고 그냥 가버렸다. 왜 설치도 안 하고 그냥 가냐는 나의 질문에 '오늘은 너희 집이 인터넷 설치가 가능한지 아닌지 확인하러 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국만큼 부담 없는 의료비를 본 적이 없고 아직도 미국의 친구들은 치과 치료를 위해 한국에 오기도 한다. 잘 못 아프면 파산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은 치안이 안전해 밤에 거리를 다니는 것도 매우 안전한 나라에 속한다. 서울은 매우 깨끗한 지하철을 자랑한다.

내가 잠시 뉴욕에 머물 때 불법 체류자가 되는 한국인을 종종 봤었다. 뉴욕이라는 전 세계 최고 부자동네의 화려함에 취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지금은 반대인 것 같다. 오히려 한국에 왔다가 너무 편리한 생활환경에 한국에 눌러앉게 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물론, 지나치게 빨리빨리 하는 문화와 저출산, 서울과 지역과의 차이 등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들이 많다. 하지만 한국이 천국은 아니지만 헬조선이 아닌 것은 자명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유학 시절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너 중국에서 왔니? 일본에서 왔니?'라는 말이었다. 아시아인을 구분하지 못하는 미국인들의 말이었다. 그만큼 한국은 존재감이 없던 나라였다. K-pop의 위상 덕분인지 지금은 달라진 것을 느낀다. 한국 문화에 열광하는 유튜브 컨텐츠를 보면 한국이 정말 발전했다는 것을 느낀다. 또 서울을 보면 예전에 뉴욕에 갔을 때 느낌이 떠오른다. 그만큼 서울이 국제 도시로 발돋움한 것이다. 이런 나의 디펜스(?)에도 불구하고 나의 학생들의 말처럼 한국이 헬조선이라 해도 무엇이 달라질까? 장담컨대 이런 환경이 그들의 성공을 가로막지는 못한다. 한국의 사회 시스템이 그들의 성공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나라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 '내가 정치인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라는 건 정말 패자들의 언어이다. 그들의 존재는 당신의 성공과 하등의 관계가 없다. 당신의 성공은 오로지 당신에게 달려있다. 당신이 당신의 인생을 얼마나 사랑했는가, 얼마나 성공이 간절한가에 달려 있다. 우리 이제는 '탓'을 하지 말자. 당신이 태어날 때의 환경이 당신 탓이 아니듯 지금 당신의 어려움이 누군가의 탓이 아니다. 나는 당신이 당신 인생의 오로지 주인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광고해야 팔리나요'의 저자(주)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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