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원장 임귀희)은 '내방가사'(內房歌辭)를 사랑하는 여성들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25일 대구 달성 한천서원에서 '제5회 화전대회와 상춘놀이' 행사를 개최했다.
화전(花煎)놀이는 예로부터 삼월 삼짇날(음력 3월 3일)에 겨우내 갇혀 지냈던 여인들이 들에 나가 진달래꽃을 따서 전을 부치거나 떡에 넣어 여럿이 모여 먹는 놀이다.

전통적으로 규방 여인들은 새봄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1년 중에 단 하루를 허가받은 외출을 함으로써 그동안 가슴에 맺혀있던 시집살이의 고단함 등을 가사로 지어 소회를 풀며 음식솜씨와 글재주를 겨루는 기회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봄꽃을 눈으로 즐기면서 향기에 취하고, 시를 지어 감탄했다. 또 한 입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번지는 꽃향기로 한몸이 되고자 했다.

이날 대회는 수선화·복수초·설중매 등 봄꽃으로 이름 지은 8개 팀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화사한 한복으로 한껏 맵시를 자랑하며 진달래·매화·개나리·유채·민들레꽃 등을 따다 찹쌀가루를 익반죽해 둥글게 빚었다. 이어 기름을 두른 팬에 살짝 지진 다음 꽃잎을 얹어 한 번 더 슬쩍 지져 익혀 '꽃달임'을 완성했다. 마지막으로 차와 함께 어울리는 상차림을 차린 뒤 백미인 화전가 낭송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글을 중시했던 영남 지역에서는 화전놀이에 가사를 짓는 문학적 풍류가 더 보태졌다. 화전놀이를 하면서 지은 가사를 화전가라고 하는데 오랜 역사만큼이나 파격적이고도 흥미로운 내용도 많다.

이날 행사장인 한천서원에는 길이 60m 짜리 '덴동어미 화전가'가 내걸려 눈길을 끌었다.
사고로 남편을 잃고 3번이나 재가하지만 경제적으로 몰락해 유랑하는 여성의 탄식을 담은 내용으로 수성구 용학도서관 내방가사 즐기기 동아리 회원 18명이 수개월간의 작업 끝에 완성한 것이다. 이 화전가를 둘러 본 여성들은 덴동어미의 고통과 삶에 서로 공감하면서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나누었다.

잠시 소녀로 돌아간 일부 참가자들은 진달래 꽃심(암술)으로 꽃싸움을 하는 등 옛날 아이들이 즐겼던 꽃놀이를 하며 신기해하기도 했다.
이번 화전놀이 대회에서는 금상은 '복수초'팀, 은상은 '산수유'팀, 동상 '설중매'팀, 장려상 진달래·개나리·백목련·민들레·수선화팀이 각각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임귀희 한국인성예절교육원장은 "조선 후기 여성들이 삶과 가치관을 담아 창작한 문학 작품을 한글로 적은 내방가사의 가치는 한류의 세계화 속에서 더욱 빛날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이라며 "지난해 11월 경북 안동에서 열린 '제9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 지역위원회(MOWCAP) 총회'에서 아태지역목록에 올랐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