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에서 백인 테너가 부르는 홍난파의 우리 가곡 '봄처녀'를 인상 깊게 들은 적이 있다. 미국 미시건 주립대 음대의 매튜 톰슨 교수가 개최한 한국가곡연주회 영상이었다. 미국인의 감성으로 불리는 봄처녀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우리 가곡에 또다른 예술성을 가미한 듯했다.
매튜 교수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할아버지를 통해 어릴 때부터 한국의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거기서 싹튼 한국에 대한 관심이 한국문화와 음악에 대한 지금의 애정에 이르렀다고 한다.
우리 고유의 문화와 정서가 바탕이 된 K-art는 팝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만큼 위상이 높아졌다. 이는 곧 사회경제적 교류로 직결돼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K-콘텐츠는 자체 수출액으로도 이미 가전, 전기차 등 한국의 핵심 수출품목을 앞질렀다. 여기에 K-콘텐츠 수출이 1억 달러 늘어나면 가전, 화장품, 가공식품 등 소비재 수출이 1억8천만달러 증가한다는 한국수출입은행 분석까지 고려하면 문화예술은 그야말로 글로벌시대의 첨병이다.
이런 측면에서 대구시와 수성구가 독일의 문화도시 칼스루에와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관심이 간다.
내가 유학 시절 살던 칼스루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디어아트센터 ZKM과 헌법재판소, 대법원이 있는 곳으로 규율과 치안의 안정, 교육, 문화예술이 어우러져 살기 좋은 도시다. 지난 수년간 대구와 오페라 공연, 발레 공연 등의 교류를 계속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칼스루에시에서 수성구의 기업인들을 초청했는데 거문고 연주를 비롯해 우리 전통음악을 소개하는 공연이 함께 열려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고 한다.
문화예술이 비즈니스에 앞서 양국 기업인들 간에 마음을 열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문화예술은 국가와 인종, 언어를 넘어 세계인들과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최고의 매개체다. 도시가 가진 대외 교류 역량이 도시의 글로벌 경쟁력이 된 오늘날 대구의 문화예술이 대구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더욱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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