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빵·아이스크림·생수 등 가공식품에 이어 햄버거·치킨 등 외식 가격까지 줄줄이 오름세다.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식품 업계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등 비용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27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는 다음 달 3일부터 소비자 권장 가격을 최대 3천원 올리기로 했다. 대표 메뉴인 간장 오리지날 제품 가격은 1만6천원에서 1만9천원으로 18.8% 인상할 예정이다.
햄버거 가격도 최근 일제히 올랐다. 버거킹은 지난 10일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2% 인상했고, 지난달에는 맥도날드와 롯데리아가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5.4%, 5.1% 각각 올렸다.
가공식품 가격도 연달아 올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롯데제과는 만두 등 일부 냉동제품 가격을 5∼11% 올렸다. 올해 들어 SPC삼립은 빵류 제품을 6~12% 인상하는 수준으로 조정했고,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도 일부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20% 올렸다.
생수‧주류 가격도 오른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번 달 아이시스 출고가를 15%가량, 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달 제주 삼다수 가격을 평균 9.8% 인상했다. 오비맥주의 경우 이달 말부터 수입 맥주 가격을 평균 9.1% 인상할 계획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115.45로 지난해 2월보다 7.5%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10.4%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4월(11.1%) 이후 13년 10개월 만의 최고였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9.0%까지 치솟아 1992년 7월(9.0%) 이후 3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가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지난해 10월 8.9%, 11월 8.6%, 12월 8.2%, 올해 1월 7.7%, 지난달 7.5% 등으로 하락했다.
올해 1분기 식품 업체 실적 등에 따라 가격 인상이 추가로 단행될 여지도 있다. 이 같은 먹거리 물가 흐름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지난해 4월(4.8%) 이후 10개월 만에 4%대로 내려와 상승세 둔화를 기대하던 분위기였다.
정부는 식품‧외식 업계를 대상으로 가격 인상 요인을 억제해 달라고 거듭 요구하고 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최근 식품 업계 간담회에서 "최근 식품 물가를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물가 조기 안정화를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물가 안정을 위해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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