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구(舊) 대구시립희망원의 변신

성현숙 대구시 생활보장팀장

성현숙 대구시 생활보장팀장
성현숙 대구시 생활보장팀장

대구시는 2017년 구(舊)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사태를 통해 노숙인 복지시설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노숙인 생활시설의 슬림화 및 시설 보호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재정착을 위한 자립 지원 정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립희망원이 더 이상 인권 문제 시설이 아닌 선도적 자립 지원을 위한 시설로 거듭나기 위해 2019년 전국 최초로 희망원자립지원팀을 구성하여 현재까지 시설 생활인들이 생활 지도 중심의 시설 보호 서비스가 아닌 사회적 돌봄을 통해 지역사회 내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시설 생활인 49명이 지역사회에 성공적으로 재정착하는 자립 성과를 이루었다. 이러한 성과는 전국 최초로 대구시가 강력하게 추진해 온 탈시설 자립 지원 정책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2021년과 2022년에 전국 최초로 LH 공공임대주택을 활용하여 노숙인 생활시설에서 퇴소하지 않고 자립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내에 남·여 자립체험홈을 운영하면서 1개월 동안 단기 체험홈과 6개월간 장기 체험홈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대구시 예산으로 장애인 거주시설과 동일하게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를 300시간 제공하고, 지역사회에서 자립할 경우 자립정착금 1천만 원을 주거 마련 임차보증금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노숙인 시설 생활인에게 이렇게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립정착금을 지급하는 지방자치단체는 대구시가 유일하다. 또한 비장애 노숙인에 대해서는 지역사회 지역자활센터를 통해 직업재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LH를 통해 매입임대주택에 입주하여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23년에는 희망원 내 체험홈 13실(남 4·여 9)을 개소함으로써 기존 원외 체험홈(남1·여1)과 더불어 탈시설 노숙인들이 본격적으로 지역사회에 재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대구희망원이 선두 주자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러한 지역사회 내 체험홈 운영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전국 노숙인 시설에서는 희망원의 자립 지원 전달 체계를 배우고자 다양한 문의가 있었고, 전국적으로 시설 노숙인의 자립 지원을 위한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에는 아산사회복지재단 '탈시설 실무자 네크워크 사업' 공모를 통한 1천500만 원의 사업비는 대구 지역 탈시설 실무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발판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희망원은 지난 2022년 12월 보건복지부 여성 노숙인 사례 발표대회에서 노숙인 생활시설에서 유일하게 참가하여 장려상을 수상하였다. 2022년에는 대구희망원, 대구노숙인종합지원센터, 쪽방상담소 등 노숙인 주거 지원을 위해 보건복지부 거점 사업을 추진, 노숙인 재정착과 자활을 위한 '대구 지역 노숙인 지원 협의체'가 첫발을 내딛는 성과를 이루었다.

한편으로 희망원에서 자립하는 정신장애인과 정신질환자는 지역사회 정신재활기관과 연계를 통한 사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희망원에서는 정신장애인과 정신질환자의 자립을 지원하고자 지역사회 정신재활시설과 업무협약을 통해 성공적인 자립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종합복지관과의 업무협약으로 자립을 위한 사전 준비와 사후 관리를 위해 협력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희망원은 인권침해 시설에서 지역사회로의 탈시설을 주도하는 시설로 변화하였다. 대구시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희망원 자립 지원 정책은 향후 노숙인 생활시설의 방향성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구시는 시설 노숙인 자립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희망원 노숙인 자립 지원 전달 체계가 전국 노숙인 생활시설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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