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尹 정부만큼은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 제대로 수립·시행하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어제 서울에서 지방·중앙정부 담당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 수립을 위한 시도·부처 협의회를 공동 개최했다.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은 균형위와 산업부가 함께 수립하는 계획이다. 2004년 제1차 계획 수립 이후 지역 산업 육성, 지역민의 생활의 질 향상, 지역 특화 발전 등을 목표로 2019년까지 4차에 걸쳐 계획을 수립·시행해 왔다.

윤석열 정부가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지방시대'를 국정 목표로 내세운 만큼 이번 '제5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5개년 계획이 균형발전을 위한 중장기 종합계획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지방시대에 걸맞은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중앙의 권한을 과감하게 이양하고, 지방 스스로 비교 우위가 있는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토대 위에서 제5차 5개년 계획이 수립되기를 바란다.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이 수립·시행된 지 벌써 20년 가까이 됐지만 수도권 비대화, 지방 황폐화가 개선되기는커녕 더 악화됐다.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50.3%가 몰려 있고 100대 대기업 본사의 91%, 상위 20개 대학의 80%, 의료기관의 52%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그 반면에 전국 228개 시·군·구 중 46.5%(106곳)가 30년 안에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지방은 소멸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그동안 추진된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실패한 이유는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균형발전 정책이 산업·교육·부동산·교통 정책과는 아무런 연계도 없이 고립 추진되는 바람에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지방민 표를 얻기 위해 선거 때마다 구색 맞추기용으로 내놨을 뿐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은 중앙정부와 정치권 책임도 크다. 지방 소멸이라는 국가적 재앙을 막을 수 있도록 윤 정부만큼은 5개년 계획을 제대로 마련하고 추진하기를 지방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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