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me Pick me Pick me up'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나 나야나~'
2016년 대한민국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불었다. 101명의 연습생들이 서바이벌 경연을 거친 뒤 투표를 통해 최종 순위 11위 안에 들면 새로운 그룹으로 데뷔를 하는 '프로듀스 101'은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걸그룹 오디션으로 시작한 시즌 1에 이어 강다니엘 열풍까지 불러온 보이그룹 오디션 시즌 2도 성공을 이끌면서 방송가는 너도나도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기획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방송가들이 내놓은 비슷한 오디션 프로그램 형식에 대중들은 금세 피로감을 느꼈고 오디션 순위조작 논란까지 일면서 열풍은 잠잠해졌다.
한동안 드문드문했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다시 돌아왔다. 기존 오디션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룰과 형태의 오디션 방식이 생겨났고 여기에 1020세대인 Z세대가 크게 열광하면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재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보이즈 플래닛, 피크타임 주목
포문은 오디션 명가 타이틀을 쥐었던 엠넷이 열었다. 엠넷은 지난 2월부터 세계 각국에서 모인 98명의 소년이 보이그룹으로 데뷔하는 '보이즈 플래닛'을 방영했다. 프로그램은 '프로듀스 101'을 회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보이즈 플래닛 전작 걸그룹 오디션 '걸스플래닛 999'이 소속사를 감췄다면 이번은 소속사도 드러내고 연습생이라는 호칭과 등급제도 부활했다.
보이즈 플래닛의 인기는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타고 점차 고공행진 중이다. 방송 3회 만에 유튜브 누적 조회수 1억 5천만건을 돌파하는 것은 물론 23일 방영된 8회 방송은 OTT플랫폼, 티빙의 시청 점유율 80.5%까지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는 물론 프로그램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중 여자 10대 시청자층의 시청률은 최고 3.2%를 찍으면서 Z세대 팬들은 SNS와 커뮤니티에서 직접 만든 팬아트, 굿즈 등을 선보이며 보이즈 플래닛 팬덤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보이즈 플래닛을 시청하는 고등학생 윤모(18) 양은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연습생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 온다. 그 모습들이 현재의 우리 상황과 비슷해 위로 아닌 위로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과거의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조작 충격 여파가 큰 탓일까. 공정한 경쟁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JTBC는 악마의 편집과 계급장, 배경을 모두 덜어내고 공정한 경쟁을 지향하는 아이돌 서바이벌 '피크타임'을 2월부터 방영했다. 신인 아이돌이나 이미 그룹이 해체되면서 경력단절이 된 아이돌들이 나오면서 아이돌 오디션 사상 최초로 팀전으로 서바이벌이 펼쳐진다.
MBC는 30일부터 일본, 중국, 태국, 미국 등에서 1천여명의 연습생이 도전하는 '소년판타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등을 연출한 엠넷 출신 한동철PD와 손잡았다.
해외 연습생 참여가 늘어면서 '소년판타지'는 일본 최대 OTT 플랫폼인 아베마(ABEMA)와 제휴를 맺고 동시 중계를 진행하기로 했다.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일본 현지에서도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는 7월 일본에서 5천석 규모의 소년판타지 팬 콘서트가 벌써부터 확정됐다는 소식이 23일 전해지기도 했다.
◆패션 스타일로 캐스팅, 가상현실 오디션도
무대 위주로 진행되는 기존 아이돌 오디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아이돌 오디션들도 대거 등장했다. 무신사와 빅히트 뮤직은 27일부터 패션 스타일로 방탄소년단(BTS),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의 뒤를 잇는 빅히트 그룹의 세 번째 보이그룹 멤버를 발굴하는 '스냅 캐스팅' 이벤트 진행에 나섰다.
자신의 패션 취향이 드러나는 전신 사진을 #스냅캐스팅, #빅히트뮤직의 해스태그와 함께 무신사 스냅에 공유하면 캐스팅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단, 캐스팅 참가자는 만 14세~18세 남성이다. 최종적으로 빅히트 뮤직의 오디션을 거친 합격자는 빅히트 연습생 계약과 트레이닝 기회를 얻게 된다.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올해 1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만든 국내 최초 버추얼 걸그룹 데뷔 서바이벌 '소녀 리버스'는 전현직 아이돌이 30명이 정체를 감추고 가상 캐릭터를 내세워 최종 데뷔 5명 안에 들기 위해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가상의 세계 W에서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VR(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자신이 만든 2D 캐릭터에 빙의해 끼를 발산한다.
새로운 형태의 버츄얼 프로그램은 첫 공개 3일만에 유튜브 누적 조회수 100만 뷰를 기록했다. VR 기기를 통해 세밀하게 구현되는 움직임과 버추얼 세계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무대장치 등 새로운 볼거리를 선보여 뉴욕타임즈에도 소개되는 등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2개월 간의 서바이벌을 끝으로 이번 달 7일 최종 데뷔조 그룹명 '피버스(Fe:verse)' 5인이 발탁됐다. 이들은 데뷔 앨범을 발매하고 신곡 쇼케이스 개최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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