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다음달 3일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을 앞두고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언급하며 28일 추모의 뜻을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더 이상 이념이 상처를 헤집지 말기를 바란다. 4.3의 완전한 치유와 안식을 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4·3을 앞두고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다"며 "가슴 속에 오래오래 묻어뒀다가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주는 듯한 이야기를 들으며 4·3의 상실과 아픔을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광주와 제주 4.3사건을 다룬 소설로 2021년 출간됐다. 이 소설은 지난해 제30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책을 두고 "한강 특유의 몽환적이고 은유적이며 섬세한 묘사가 더욱 큰 감동을 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작가의 말에서 그는 '이것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고 썼다"며 "억울한 죽음과 상실의 삶을 견디는 가족의 사랑이 너무나 아프고 간절하다"고 했다.
이어 "그 지극한 사랑이야말로 파묻힌 진실을 마침내 찾아낼 희망일 것"이라며 "그 아픔을 드러내는 것이 문학적 감수성이라면, 그 위에 치유를 위한 정치적 감수성이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책 추천에 열중해왔다. 특히 이번 사례처럼 추천도서를 통해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간접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은 양산 평산마을 사저 근처에 책방을 오픈해 책방지기로 활동하며 시민들을 만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연말 평산마을 사저 인근 단독주택을 8억5천만원에 매입했고, 지난해 2월 초부터 3월 현재까지 책방으로 개조하는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달 중 오픈할 계획이었으나, 리모델링 공사가 지연되면서 책방 개소 역시 미뤄지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책방 개소 계획을 밝히며 "평산마을은 조용하고 아름다운 시골인데 제가 여기로 사저를 정하면서 시위로 인한 소음, 욕설이 마을을 뒤덮어 버렸다. 제가 도움드릴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마을 책방을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다음은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글 전문.
제주 4.3을 앞두고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습니다.
가슴 속에 오래오래 묻어두었다가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주는 듯한 이야기를 들으며
4.3의 상실과 아픔을 깊이 공감할 수 있습니다.
한강 특유의 몽환적이고 은유적이며 섬세한 묘사가
더욱 큰 감동을 줍니다.
'작가의 말'에서 그는 "이것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고 썼습니다.
억울한 죽음과 상실의 삶을 견디는 가족의 사랑이
너무나 아프고 간절합니다.
그 지극한 사랑이야말로 파묻힌 진실을 마침내 찾아낼
희망일 것입니다.
그 아픔을 드러내는 것이 문학적 감수성이라면,
그 위에 치유를 위한 정치적 감수성이 더해져야 합니다.
더 이상 이념이 상처를 헤집지 말기를 바랍니다.
4.3의 완전한 치유와 안식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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