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TV 수신료 인상 논의가 아니라 공영방송 제도 존폐 따져봐야

전기 요금과 함께 부과·징수하는 TV 수신료 징수 방식을 개선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KBS 수신료 수입을 더 늘리고, 수신료 면제를 더 번거롭게 하는 입법을 밀어붙이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이 추진하는 한국방송공사법은 KBS 수신료 승인안에 대한 국회의 승인 절차를 위원회에서 기한 내 심사하지 못하면 본회의에 자동 부의하도록 규정한다고 한다.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제사법위에서 막힐 경우, 법사위를 건너뛰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수신료를 현실화하지 않으면 선정적 방송을 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KBS 전체 수입 1조5천300억 원 중 수신료 수입은 6천935억 원으로 45%를 차지한다. KBS 방송을 보든 안 보든 텔레비전 수상기만 있으면 수신료를 걷어가니 이처럼 식은 죽 먹기 식 경영은 없을 것이다. KBS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9천800만 원, 전체 직원의 51.3%가 억대 연봉자다.(2021년 말 기준)

KBS는 말만 국민의 방송일 뿐 편파보도로 국민적 비판을 받고 있다. 이달 16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의장대 사열 중 양국 국기에 경례하는 장면을 "윤 대통령이 일장기에 경례했다"고 한 보도는 빙산의 일각이다. 지난 대선 때는 최소한의 '기계적 중립'조차 지키지 않는 보도가 잇따랐다.

공정성과 거리가 먼 KBS의 행태를 비판하고 바로잡아야 할 공당이 KBS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편파보도'해 줄 것을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획기적 경영 혁신 없이 수신료만 올려 달라는 KBS와 당리당략에 눈먼 민주당이 자기네들만의 이익을 위해 국민에게 비용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다. IPTV, OTT 등 새로운 매체가 대거 등장했다. 공중파 TV를 시청하는 인구는 크게 줄었다. 재난 재해 관련 뉴스에서도 이제는 공영방송만의 영역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 수신료를 인상할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 제도 폐지를 검토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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