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생동하는 계절, 봄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야외 활동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어린 자녀와 함께 나들이에 나선 부모들의 모습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의 어린 시절 추억들이 떠오르곤 한다.
내가 아주 어릴 때 우리 가족은 작은 단칸방에서 살았다고 한다. 뚜렷하진 않지만 방의 크기와 관계없이 그저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던 어린 나의 모습을 기억한다. 어머니는 더운 날에도 추운 날에도 늘 바깥에서 큰 세숫대야에 빨래를 하셨다. 빨래를 하던 와중에도 나를 발견하면 환히 웃어주셨다. 당시 카센터를 운영하시던 아버지의 손에는 늘 기름때가 묻어있었다. 하지만 기름때 따위 여의치 않고 언제나 나를 두 팔 벌려 번쩍 안아주셨다.
가족이 모두 함께 치킨을 시켜먹을 때면 닭다리는 모조리 내 몫이었던 기억도 있다. 아버지께서는 가장 먼저 닭다리의 발목 부위를 발라낸 후 손잡이를 만들고, 먹기 좋게 휴지로 감싸서 내 손에 쥐어주셨다. 내가 치킨을 맛있게 먹기 시작하면, 그제야 흡족한 표정으로 식사를 시작하시던 부모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시간이 흘러 부모님은 작은 식당을 운영하게 되었고 많은 손님들이 찾아준 덕에 매일을 바쁘게 보내셨다. 부모님의 귀가 시간이 늦어질 때마다 티비를 보며 기다리던 나는 현관문이 열리면 잠든 척 연기를 하다 부모님을 놀래키곤 했다. 몸에 잔뜩 음식 냄새를 뒤집어 쓴 부모님은 매번 같은 나의 장난에도 늘 웃으며 나를 안아주셨다. 이 모든 일이 아주 어렸을 때의 기억이지만, 어린 시절 부모님께 부족함 없는 사랑을 받았던 이 추억들이 성장하는 나에게 곧은 인성을 가질 수 있었던 기준점이 되었던 것 같다. 늘 나를 먼저 생각하던 부모님을 통해 소중한 사람들을 배려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고, 사랑을 주던 와중에도 올곧았던 부모님의 교육관 덕분에 예의를 갖추는 법을 배우며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처럼 아이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다. 아이를 키우는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가 어릴수록 무엇이든 빠르게 배우기 때문에 쉽게 내뱉는 말조차 조심하는 습관을 들여야한다고 한다. 그런 대화를 나누며 올바른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올바른 어른이 돼, 내가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과 말들로부터 내 자식에게 모범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계속해서 증가하며 그 수위가 거세어지는 청소년 범죄와 같은 이슈가 만연하고, 부모의 세대도 바뀌면서 죄 없는 아이들의 백지장 같은 마음에 먹물이 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흰 도화지와 같은 아이들은 주변 환경에 의해 다른 색으로 물들기 쉽다. 검정색, 파란색, 노란색 등의 색깔을 종이에 올바르게 칠하려면 색칠하는 방법을 먼저 알아야 한다. 한 아이의 인생에 존재하는 주변의 수 많은 요소들 중 긍정적이고 올바른 방향성의 영향들을 어떻게 가져올 수 있을지는 부모의 교육 방식이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더 좋은 사람이 되어, 우리의 아이들은 주변에 또 다른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며 나의 마지막 매일춘추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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