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재현장] 신공항 이전지 군위 '맑음', 의성 '흐림'

특별법 통과 앞두고 군위 "기대감 한껏", 의성 "실익 없다 물밑 불만"
초선 김진열 군위군수 의욕적 행보 vs 3선 김주수 의성군수 소극 행보 뒷말도

이현주 경북부 기자
이현주 경북부 기자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앞두고 신공항 이전지인 경북 의성군과 군위군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군위군은 이전 인센티브로 오는 7월 대구시로 편입되고 신공항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민항터미널까지 품에 안으며 기대감으로 들떠 있다.

반면 의성군은 군부대 정문과 영내 주거시설 등의 배치로 군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공항 유치 전리품이 많지 않은 데다 단 하나 기대를 걸고 있는 항공물류산업단지 조성도 현재로서는 손에 잡히는 그림이 없어 답답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의성주민 일부는 "신공항 유치로 실익은 별로 없고 비행기 소음만 떠안게 됐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소음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는 비안면과 봉양면, 안평면 일대에서는 "차라리 군위 단독 후보지(우보면)로 신공항이 가는 게 나을 뻔했다"는 불만까지 터져 나온다. 신공항 인근 지역으로서 갖는 이점만 가져올 수 있었는데 괜히 신공항 유치전에 뛰어들어 남는 것 없는 헛장사를 했다는 자책이다. 여기다 항공물류산업단지마저도 군위 소보와 인접하고 공단이 밀집한 구미시로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의성군 측은 "특별법이 통과되고 오는 6월 국토부의 민간공항 사전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오면 경북도와 협의해 항공물류산업단지 계획을 수립하고 주민 의견도 청취해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간공항 화물터미널이 군위 쪽이다 보니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현재로선 물류공항으로서의 규모도 기대 이하여서 의성이 항공물류의 기반이 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게 의성군의 현실적인 고민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남의 집 불구경하듯 의성군이 손을 놓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이다.

비안면 화신1리 주민들은 "활주로 방향이 애초 봉양면 안평리에서 화신1리 쪽으로 틀어졌다고 하는데 신공항이 개항하는 2030년 이후면 매일 우리 마을 위로 비행기가 이착륙하며 소음과 비행기 연료를 내뿜을 게 아니냐"며 "주민들은 생존이 걸린 문제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군은 국토부 사전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후속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방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봉양면 주민 일부도 2020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이어 지난해 개발행위 허가제한 지역으로 묶여 재산권 침해가 큰데 군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며 서운함을 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공항과 관련한 김주수 의성군수와 김진열 군위군수의 행보도 비교해 입에 올리고 있다. 초선인 군위군수가 의욕을 갖고 신공항 행보에 열중하는데 반해 3선인 의성군수는 소극 행보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해종 비안면 화신1리 신공항환경소음피해대책위원장은 "군에서는 말로만 도와주겠다고 하고 아무런 대책이 없으니 우리 주민들끼리 대구시와 경북도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실정"이라며 "대구시 공무원들이 얼마나 딱하게 보였으면 군위군수는 대구시에 찾아와 군위에 뭐라도 하나 더 가져가려고 노력하는데 의성군수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걱정을 하더라"고 전했다.

의성군도 이런 주민 불만을 모를 리 없고 여러 현실적인 제약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신공항을 정책 후순위에 둔 것 같다는 뒷말이 물밑에서 돌고 있다는 것은 분명 어디에서부터 인지는 몰라도 문제가 있다는 방증 아니겠나. 아울러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누구도 신공항 과실 따기를 대신해 주지 않는다는 점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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