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드론의 매력에 푹 빠져서 집에서 연필 두 개를 잡고 열심히 연습했지요. "
대구 북구 침산동에 사는 정병옥(73) 씨는 지난달 24일 경북 구미 드론비행장에서 열린 한국교통안전공단 주관 초경량비행장치(드론) 조종자 시험에서 최고령 합격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31일 구미비행장에서 만난 정 씨는 합격 사실을 증명하듯 정교한 조종 솜씨를 뽐냈다. 드론은 무게에 따라 1~4종으로 나뉘는데, 정 씨가 조종하는 장치는 드론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1종 드론(25㎏ 초과)이다. 1종은 자격증 취득도 가장 까다로워 비행경력 20시간을 갖추고 필기·실기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정 씨는 "아무래도 고령이다 보니 손의 감각이 젊은 사람들보다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지우개가 달린 연필이 조종기 스틱하고 감이 비슷해 정규교육 시간 외에도 집에서 열심히 연습했다. 드론 분야에 쓰이는 영어를 공부하기도 쉽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노력의 결과는 성적으로 나타났다. 정 씨는 삼각비행, 원형비행, 비상착륙 등 10개가 훌쩍 넘는 실기시험 종목에서 모두 'S등급'으로 만점을 받았다. 그는 "젊은 사람도 한 번은 꼭 떨어진다고 해서 최대 10번까지는 도전할 생각이었다"며 "그런데 한 번 만에 합격해 시험비가 굳게 됐다"며 웃었다.
본래 수출포장업체를 운영하던 정 씨는 일로 인해 허리디스크를 얻었다. 그는 한의원 추천으로 허리디스크를 치료하고자 50대 후반의 나이에 택견을 배우기 시작했다. 하루 3시간씩 연습한 끝에 5단까지 딴 정 씨는 사업을 접고 최근까지 달서구에서 택견 전수관을 운영했다. 이제는 드론 조종사로서 '제3의 인생'을 꿈꾸는 정 씨는 '1인 사회적기업' 운영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처음에 드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매일신문을 통해 접한 드론 기사 때문이었다. 앞으로는 드론시대가 도래할 것 같다는 생각에 자격증까지 따게 된 것"이라며 "드론은 배달, 농약살포, 화재진압, 인명구조, 택시, 등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앞으로 드론을 활용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는 것이 꿈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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