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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사면'의 거센 후폭풍…축구협회 부회장·위원장단 총사퇴 가능성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승부 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를 마치고 입장문을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승부 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를 마치고 입장문을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이사회를 구성하는 부회장·위원장들이 최근 '기습 사면' 논란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이들은 이영표, 이동국 부회장과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이다.

이영표는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지난주 축구협회의 징계 사면 관련 이사회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부회장직에서 물러난다"라고 밝혔다.

그는 "좋은 행정은 충분한 반대 의견과 다수의 목소리를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축구협회의 일원으로서 축구 팬들의 모든 질책을 무거운 마음으로 통감한다"라면서 "부회장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다. 있어야 할 곳에서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며 팬들의 용서를 구했다.

이동국 역시 자신의 SNS로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 동료선후배들, 그리고 관계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면서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현 시간부로 해당 직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원희도 SNS에 "당시 이사회에 있었던 사람 중 한 명으로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에게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에 있어 부끄럽고 부족한 제 모습에 스스로 큰 실망을 했다. KFA의 사회공헌위원장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보고자 했으나 역량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껴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썼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사회를 열고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는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 축구인 100명을 사면 조치했다.

특히 사면 대상자 중에는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최성국, 염동균 등 당시 선수 48명도 포함돼 있어 공분을 샀다. 거센 역풍이 일자 축구협회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사면을 철회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졸속 사면' 사태의 여파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임원들의 대규모 사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대한축구협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임원 회의를 마친 뒤 부회장들과 위원장들이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동반 사퇴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했다. 비난 여론이 여전히 계속되면서 가장 책임이 큰 이사회 구성원들이 사퇴하는 방안으로 의견이 모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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