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교정시설 4곳이 있는 경북 청송군이 여성전용 교도소 유치에 공들이고 있지만 법무부에서 2년 넘게 답을 주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청송군은 지방소멸을 대비하고 젊은층 유입을 위해 2021년 3월 18일 청송군을 방문한 박범계 전 장관에게 여성전용 교도소 유치를 건의했다. 기존 교도소 인근에 유휴부지를 활용해 1곳을 더 늘리자는 방안이다.
2020년 말 수도권의 서울구치소나 동부구치소 등의 방역 체계가 일시에 무너지면서 수천 명의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동부구치소 345명의 수용자를 청송의 경북북부제2교도소로 이감 치료를 진행한 바 있다.
박 전 장관은 이 과정에 청송군과 지역민들의 큰 배려와 희생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2021년 3월 청송을 찾은 것이다.

이 자리에서 윤경희 청송군수는 '여성교도소 유치'를 건의했다. 윤 군수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교정시설이 4곳이나 있는 곳이 바로 청송"이라며 "청송은 1981년 보호감호소가 지어진 뒤 40년 넘게 사회정의와 수용자 교화를 완벽하게 수행했다"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0년 전국 교정시설의 수용정원은 4만8천600명이지만 하루 평균 수용인원은 5만3천873명에 달한다.
때문에 한국의 수용률은 110.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평균 수용률 97.6%(2017년 기준)를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특히 여성 수용자에 대한 처우는 더욱 열악하다. 전국 교도소의 여성 수용자 수용률은 정원 기준 124%이며 청주여자교도소는 131%에 달한다. 청주여자교도소의 생활공간이 19.8㎡ 남짓한데 정원보다 약 2배 많은 인원이 수용돼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 2017년 "여성 전용 교정시설인 부산구치소의 수용률이 정원 대비 185.6%나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청송을 방문한 박 전 장관 역시 여자교도소 과밀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청송군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청송군은 법무부에서 교도소 관련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 박 전 장관 역시 정권이 바뀌면서 물러나 지금은 윤석열 정부의 한동훈 장관이 법무부를 지휘하고 있다. 때문에 청송군은 조만간 공식 공문을 통해 다시 한번 여자교도소 유치를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최근 화성외국인보호소 서쪽 4만2천㎡ 부지에 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총면적 1만 9천㎡ 규모의 여자교도소 신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맞닥뜨려 있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여자교도소 유치뿐만 아니라 법무연수원 청송캠퍼스 건립과 교정아파트 추가 건립 등을 건의할 계획이며 부지와 기반 시설 등에 대해 군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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