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홍준표 "김재원, 실언 며칠 지났다고 또…방송 출연 정지시켜야"

김재원 "당분간 공개활동 중단"

홍준표, 김재원. 연합뉴스
홍준표, 김재원.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국민의힘 상임고문이기도 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또 직격했다.

앞서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관련 '실언' 논란을 꼬집었던 홍준표 시장은 김재원 최고위원이 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제주 4·3 추념식 불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비판하고 있는 것과 관련, "대통령은 보통 3·1절과 광복절 정도는 참석을 한다. 4·3은 이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인데, 무조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하는 자세는 맞지 않다고 본다"고 발언한 것을 지적했다.

▶홍준표 시장은 이날 오후 3시 55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주 4.3은 국경일보다 격이 낮은 추모일이라서 대통령이 참석 안해도 된다?"라며 "그러면 서해수호의 날은 추모일 아니었나?"라고 윤석열 대통령이 불과 열흘여 전 참석한 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가리켰다.

이어 "서문시장 100주년 행사도 국경일이 아니다"라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1일 대구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것도 언급하며 "그냥 미국 방문 준비차 총리가 대독했다고 하면 될 것을, 쉴드를 쳐도(옹호를 해도) 사리에 맞게 쳐라"고 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시장은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해 "제발 좀 언론 방송 출연 정지라도 시켜라. 입만 열면 실언하는 사람을 특혜를 줘 징계는 못하더라도, 최고위 출석 정지, 언론·방송 출연 정지라도 시켜라"면서 "실언을 한지 며칠 지났다고 또 방송에 나와 떠들게 하고 있나?"라고 국민의힘이 김재원 최고위원의 언행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 상황도 꼬집었다.

홍준표 시장은 "그것도 안 하면 당 지도부 무용론이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홍준표 시장은 지난 3월 28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광훈 목사 등 관련 실언에 대해 책임을 물어 당이 제명시킬 것을, 즉 국민의힘 퇴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해라. 경고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나. 한두번하는 실언도 아니고, 실언이 일상화된 사람이다. 그냥 제명하자"면서 "총선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고 이유를 들었다.

또 홍준표 시장은 지난 4월 1일 페이스북을 통해 "홍준표 씨 인정할 건 인정하자. 솔직히 우리가 광화문 운동 안 했으면 정권교체가 됐겠냐"며 "이참에 국민의힘 정당 자체를 개조해야 된다"고 이번 보수 정권 창출에 '지분'이 있다는 뉘앙스로 유튜브에서 발언한 전광훈 목사를 질타했다. "그 목회자를 숭배하는 사람들은 우리 당을 떠나서 그 교회로 가라"고 당원들에게 요구한 것.

그러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최고위 회의에서 홍준표 시장의 전광훈 목사 비판과 관련해 "별로 바람직하지도 않고 앞으로 계속돼서도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자체 행정을 맡은 사람은 그에 전념하면 좋겠다"고 했고, 이에 홍준표 시장은 당일 점심 무렵 즉각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광훈 목사에게 무슨 발목이 잡힌 당도 아닌데, 저렇게 방약무인 하게 욕설을 쏟아내도 그에겐 한마디 말도 못하고, 오히려 니(홍준표 시장)는 지방 일만 잘하라고 나를 질타했다? 이사야 같은 선지자라고 스스로 추켜세웠으니 그 밑에서 잘해 보시라. 전광훈 목사가 만든 자유통일당으로 당명 개정도 검토해 보시던가"라고 역공했다.

홍준표 시장은 이처럼 김재원 최고위원, 전광훈 목사, 김기현 대표 등과 거듭해 공방을 벌이며 흡사 바둑의 다면기(多面棋,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을 상대로 동시에 대국하는 것) 같은 구도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홍준표 시장의 요구가 당일 어느 정도 실현됐다. 페이스북에 글을 쓴 지 1시간여 만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4일 오후 5시 32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분간 공개활동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기현 대표도 오후 5시 49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에 자숙하는 의미로 4월 한 달 동안 최고위 참석 및 모든 언론 출연을 중단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