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럼프, 34개 혐의 모두 무죄 주장…'머그샷' 굴욕은 피했다

현지 언론 "혐의 34건, 기업문서 조작 관련…입막음용 돈 지불은 3건"
다음 법원 일정은 12월4일…실제 재판은 내년 1월 이후로 잡힐 듯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소인부절차 하루 전인 3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소인부절차 하루 전인 3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법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절차에 출석해 34건의 혐의를 전면 부정했다. 기소인부 절차는 피고인에게 기소 사유를 알리고 이에 대한 인정 여부를 묻는 과정이다.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남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 차림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정 앞줄에 마련된 피고인 자리에 변호팀과 함께 착석했다. 그 검찰 기소에 대해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한 것 이외에는 침묵을 지켰다.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서 확인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는 모두 34건으로, 모두 기업 문서 조작과 관련됐다.

특히 전직 포르노 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 외에도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에 대한 입막음 돈 지급과 관련해 기업 문서를 조작한 혐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와 맥두걸 이외에도 또 다른 인물에게 입막음용 돈을 지불했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검 검사장은 기소인부 절차 종료 후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해 "불리한 정보와 불법 행위를 유권자들에게 숨기기 위해 기업 정보를 조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소인부절차를 진행한 후안 머천 판사는 이날 심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중을 선동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으로 가는 차량 안에서도 SNS에 "너무나도 초현실적"이라면서 "이런 일이 미국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썼다.

머천 판사는 오는 12월4일 법원에서 다시 검찰과 변호팀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실제 재판은 내년 이후로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검찰은 재판 개시 시점을 내년 1월로 잡아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팀은 내년 봄 이후를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기소인부절차에 출석하기 전에 다른 기소자들처럼 지문을 찍고 신분을 확인했다. 일반적인 형사사건은 경찰서에서 이 과정을 진행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하는 것으로 사전에 정리됐다.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인 머그샷 촬영은 취소됐다. 뉴욕 당국은 머그샷이 유출될 가능성을 감안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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