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승부 조작·금전 비리·폭력…축구협회, "무차별적 사면" 내용 공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승부 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를 마치고 입장문을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승부 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를 마치고 입장문을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의 '기습 사면'이 사회적 물의를 빚은 가운데 사면 대상자 명단이 공개됐다. 당초 문제가 됐던 승부 조작 가담 이외에도 금전 비리나 경기장 폭력 등으로 징계 받은 이들이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사면 대상자 목록'을 공개했다.

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어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기로 한 바 있다. 여기에는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제명된 선수 50명 가운데 48명도 포함돼 됐다.

이후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축구협회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사면을 철회했다. 지난 4일엔 부회장단과 이사진이 전부 사퇴하는 강수를 뒀지만, 사태를 수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하 의원이 공개한 '사면 대상자 목록'에 따르면 승부조작에 관련된 48명 외에도 금전 비리(8명),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5명), 실기테스트 부정행위(4명) 등으로 징계를 받은 이들이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하 의원은 "금전 비리로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8명은 당시 축구협회 내·외부에서 일어난 비리 사건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라며 "2017년 축구협회 전·현직 임직원 12명이 부정한 법인카드 사용으로 형사 고발됐는데, 이들 중 4명이 사면 대상자에 오른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어 "2010년에 제명된 사면 대상자 10명도 당시에 큰 논란이 됐던 뇌물 심판 비리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난해 처분을 받아 징계 기간이 1년도 안 되는 8명도 사면이 적용됐다.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 등 징계의 목적과 효과를 채 확인할 시간도 없이 무차별적인 사면을 단행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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